김현수
김현수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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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왕따', '가출'. 이러한 단어들은 사회의 밝은 모습보다는 어두운 모습을 먼저 떠오르게 한다.그것도 성인세대의 문제이기보다는 한창 밝게 자라야 할 청소년들의 문제로 먼저 다가오는 현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왕따, 청소년 가출 등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청소년들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부터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제대로 풀어지지 않아 발생되는 경우가 많아 그 아픔 또한 사람의 손길과 마음에 의해 치유돼야 함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다.여전히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아픔을 간직한 채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0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주최한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보호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김현수 원장(사는기쁨신경정신과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뛰어든 사람이다.
세상에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구분되지 않는 그런 곳을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김 원장은 청소년 시절 남들과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중학교 때 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하면서 빚쟁이 아들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이 당시의 빈곤과 정신적 충격은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는 봉천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나갔고, 대학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됐다.그래서일까? 현재 그는 봉천동에서 개원을 하며 그의 꿈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다.
김 원장은 어린시절 자신의 경험을 잊을 수 없어 2년전부터 상처받은 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치유적 대안학교 별'을 만들게 된다.

치유적 대안학교 '별'은 교육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학교에서의 폭력과 왕따 등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은 물론 가정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보금자리이다.
 
김 원장의 진료실을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그의 경력을 꼼꼼히 적어 높은 글귀다.인터넷중독치료센터소장, 강서정신보건센터소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자문위원, 주간청년의사 편집기획위원, 한국청소년재단 기획실장, 서울 및 수원 보호관찰소 협력기관, 치유적 대안학교 별 교장 등등 청소년문제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기자가 청소년문제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어린시절의 경험이 아마 지금의 나를 있게한 것이 아니겠냐"고 대답한다.
청소년보호위원회도 수상 이유에서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치유하고 가출 및 성폭력 피해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 앞장섰다"고 밝히듯이 그의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특별하다.
 
김 원장은 "실제로 치료를 받으러 왔던 청소년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적인 대안학교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2002년 2월 개교를 한 치유적 대안학교 '별'은 1억5천이라는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어렵게 시작한 '별'은 지금 학생수가 31명이고, 상근교사도 5명에 이르고 있다.

그의 병원이 있는 건물 3층에 둥지를 틀고 있는 '별'은 도시속의 작은 학교이다.너른 운동장도, 국기게양대도 없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방마다 터져나오는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아, 이곳이 학교구나"라는 생각을 절로나게 만든다.
정신과 전문의로 진료하기에도 바쁠터인데 이렇게 대안학교까지 만든 그의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공들여 만든 '별'을 통해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평생교육센터로 자리매김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별'에는 틀에 박힌 커리큘럼이 없다.그러나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머리를 맛대고 만들어 놓은 커리큘럼이 있다.

'사회와 놀자', '수리야 놀자', '미디어 국어', '영어와 놀자' 등 교과중심의 과정 못지 않게 '집중력 훈련', '깨달음의 교육-낙관주의' 등 심리프로그램과 '별들의 작은 공연', '오감 키유기' 등 정서프로그램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무엇보다도 사람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심리분석 기법인 '애니어그램'이 아예 주요과목으로 들어있다.

학생들의 참여를 중요시하는 이같은 수업방식은 갈등의 원인을 학생들 스스로 분석하게 하고, 그 원인에 따른 결과를 이해하고, 납득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교육방식 때문에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별'을 찾아오는 청소년들도 많다.
올해는 4명의 학생들이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고, 대학까지 진학을 하는 등 서서히 사회속으로 진입할 수 있을정도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김 원장은 중앙의대를 졸업하고, 김천 소년교도소에서 공보의로 근무를 했다.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도 근무를 했으며, 원자력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마쳤다.또한 아주의대에서 정신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다듬어 가게 된다.
개원을 하면서 그는 다른 환자들보다 청소년 환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이쪽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학교폭력, 가출 등에 관심을 보이고 활동을 직접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그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2003년 7월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 당시 주위에서 1인시위를 하는 본인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서 바로 이것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힘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김 원장은 틈만 나면 윗층 진료실에서 3층에 있는 학교까지 내려온다.그것도 점심시간을 주로 찾는데, 이유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점심 등을 해먹기 때문에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다.
김 원장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상담도 해주고 있다.생활속에서의 그의 치료효과는 상당히 크다.그 이유는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을 의사라고 생각하기보다 교장으로서, 형, 오빠로서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김 원장 스스로 규율과 제도 등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인지 이곳 '별'에서는 딱딱한 느낌보다는 자율이 물씬 풍기도록 만들고 싶단다.그러면서도 학생들 스스로 약속한 것에 대해서는 지킬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학교가 개교한지 2년이 지나고, 학생들도 많아지다보니 김 원장은 새로운 건물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됐다.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독립된 학교건물이 꼭 필요하단다.

또한 학교장 소유의 공간이 필요한데, 현재 대안학교 '별'에서는 학력인정을 위한 공간마련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후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은행에서 거금을 대출 받는 방법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독립된 건물은 빌당과 같은 딱딱한 건물이기보다는 아담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였으면 한단다.

취재가 끝나고 곧바로 은행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가벼울까? 아니면 무거울까? 무엇이 그의 발걸음을 재촉할까?
청소년 문제를 교육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그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이 아닌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서 그가 꿈꾸고 있는 세상은 무엇일까?

취재 내내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 부딪혀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늘 그들과 접하면서 자신도 배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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