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은 바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이었다. 죽어가는 사람이 살아남을 사람과 대화하면서 살아남을 사람이 알아야 할 사항들을 말하는 책이다.
모리 슈워츠는 사회학 교수로서 불행하게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라는 질병을 앓게 되는데 유명한 야구선수 루게릭이 앓았다고 하여 루게릭 병이라고도 불리우는 병이다. 이 질환은 척수 신경 또는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면서 근육이 위축되고 마비가 되어 힘을 쓰지 못하는 원인 불명의 불치병으로 일단 진단이 되면 3~5년 후에 사망하게 되는 병이다.
방송가이자 칼럼니스트인 그의 제자 미치 앨봄이 죽어 가고 있는 모리 교수를 화요일 마다 만나면서 교실이 아닌 모리 선생님의 서재 창가에서 강의를 받고 질문을 던지며 이어가는 내용들은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인생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강의 주제는 인생의 의미와 선생님이 경험에서 얻은 바를 가르쳤으며 책은 필요 없었다. 그 가르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안 모리 교수는 자신의 죽음을 삶의 중심이 될 마지막 프로젝트로 삼았다. 어느 추운 일요일 오후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이 선생님께 경의를 표하면서 '살아있는 장례식'을 치루었다. 모리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벅찬 이야기들을 그날 전부 전하였다. 그날의 '살아있는 장례식'은 정말 근사하였다.
모리선생님은 죽음이라는 열차의 기적소리를 들으면서 철로에 서 있었으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분명이 알고 있었다. 죽음, 두려움, 나이가 든다는 것, 탐욕, 결혼, 가족, 사회, 용서,의미 있는 삶에 대해서…. 결국은 죽음을 즐기고 있다고나 할까.
이 책을 펴내는 것은 모리 선생님의 생각이었고 그 또한 마지막 논문이라 불렀다. 우리 인간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쓸데없이 분주하게 사회에 유익하지도 않는 헛된 일에 쫓아다니면서 자기의 삶을 자신도 모르게 망쳐버리고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인생들은 아닌지…. 모리 선생님은 타인을 동정하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사회에 유익한 인간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죽는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포용과 키스와 대화와 웃음과 작별인사를 반드시 하고 떠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이 결코 두려움이나 공포, 절망이 아니며 희망을 갖고 계획을 세워 나머지 인생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종착역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도 마지막 종착역이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세계로의 기대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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