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론,문태준전세계의사회장
시론 시론,문태준전세계의사회장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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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일차적으로 환자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책임이 있다. 그러나 더 넓은 시각에서 볼 때, 인류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는 의사들이 세계의 평화를 지켜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우리들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의무가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기 위해 현재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핵전쟁 예방 국제의사연합 회의는 의사들의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사용의 예방뿐만 아니라 의사들은 또 인권의 존중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사회에서도 인권에 관한 여러 결의안이 통과되어, 인권수호를 위한 움직임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1970년대 초, 서독의 브란트 수상이 동서독 통일을 위한 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을 때 정부 초청으로 서독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때 이루어진 서독 정부 고위층과의 대화에서 서독은 통일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집중하면서도 동독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으며, 국가적 정통성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통일은 희구하되 정통성에 입각한 원칙들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권에 대해서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사람들이 유독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만 지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인 것이다.

북한의 의료수준은 현재 황폐한 상태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 의학의 수준과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의료는 개방과 국제적 교류를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 북한이 국민들의 행복과 건강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의료수준의 발전을 위한 기본적 조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외부의 원조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경제·교육·의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국론은 심각하게 분열되어 광화문 네거리는 마치 내전을 방불케 한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국민의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해야 할 위정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의사들도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할 말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시국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도덕적 책임이 아니겠는가.

근래에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무소불의의 양심세력으로 자처하고 있는 시민 단체가 정부로부터 매년 540억 이상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들 중 일부는 의료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으면서 의약분업제도의 채택을 위해서 우리 의사들에게 심한 압력을 가해왔고, 반대하면 무조건 수구보수 세력이며 기득권 옹호세력이라는 식의 흑백논리로 사사건건 압박해 왔다.

그러면서도 국민에게 피해를 준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만 지키고 있다. 이들의 수법은 마치 군사독재시절의 여론몰이를 보는 듯하였다. 국민을 호도하고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일부 잘못된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침묵만 지켜서야 되겠는가.

우리들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침묵으로 일관할 때에는 소수극단 세력의 일방적인 지배를 용이하게 하고 나라를 그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의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깊이 성찰하면서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가장 아끼는 환자를 위해서 평화와 인권과 행복을 지켜나가는 데 스스로의 몫을 해야할 것이다.

근간에 발족한 반핵자유의사회는 이상과 같은 목적과 취지에서 창립되었으며, 앞으로의 활동에 여러 회원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기 속에서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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