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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1:36 (금)
시론 오피니언 김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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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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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은 매년 초가을이면 접종이라는 형태로 환자들과 먼저 만난다. 독감 접종은 크게 두가지로서 하나는 그 동안 사용되어진 바이러스만 수입해서 국내에서 나누어 병에 담은 벌크와 지난 해부터 선보인 고품질 백신으로, 올해는 적극적인 학술 활동과 마케팅의 결과 인지 몰라도 고품질 백신의 접종이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품질 백신은 여러 측면에서 벌크형의 백신에 비해 몇가지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첫째는 상대적으로 조기에 항체가 형성된다는 것으로 약 1 주일 정도로 기존 벌크형에 비해 빠르다는 점이고, 둘째는 항체 지속 기간이 6개월에서 일년 정도로 비교적 길다. 셋째로 보존재로 첨가되는 유기 수은 즉 치오메로살이 벌크에 비해 아주 소량이거나 없는 것으로 안정성이 향상된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백신을 올해 나는 선별적으로 고령, 나의 경우는 65세를 기준으로 하여 고위험군 즉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심장 질환자,당뇨병 환자, 호흡기 질환자 군 등에게 접종을 권유하여 시행하였다.
그러나 일전에 9시 뉴스을 듣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식약청 직원이 두 백신 사이에는 약효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하며 모 병원의 간호사가 마진 때문에 의사들이 고품질 백신을 더 많이 권유한다고 인터뷰를 했다. 그런 다음 기자는 마지막으로 현혹되지 말라는 멘트로 끝냈다.

뉴스를 시청한 순간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만큼 충격이 컷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고품질 백신 접종을 권유해서 주사를 맞고 가신 대부분의 만성 질환자는 내과의사인 나와 깊은 유대 관계를 가진 분들이며 어느 환자군 보다 본인에게 많은 신뢰와 친밀감을 때로는 격려를 아끼지 않는 소중한 분들이기 때문이였다.

우선 그와 같은 뉴스로 인해 받았을 신뢰감의 상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현재 시점에서 그 분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먼저 정확한 사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두 접종 간에는 식약청 직원의 말처럼 특별한 차이가 없는지? 논문을 확인할 것이며 혹시 간과한 부분이 없는지.뉴스 그대로라면 그 분들에게 사과하며 의사로서 환자를 보호하지 못한 것에 관해 다시 한 번 사과할 것이다.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학회, 공급자인 제약사, 그리고 식약청 등이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것으로 본다. 정확한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서 고의던 아니던 한 집단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고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환자로부터 다시 의사들이 다시 한 번 신뢰를 상실하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환자에게 고품질 백신을 권유한 것은 약가 마진을 보고한 것이 아니라 좀더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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