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오피니언 아동학대 배기수
시론 오피니언 아동학대 배기수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11.23 00: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들의 사회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엄청난 양의 의학지식을 얻기 위해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적 이익을 얻는 노력에 비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사회봉사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데 실패한 한국의사들은 의료문제 논의의 장에서 마저도 항상 제3자 취급을 받으며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려는 상대편이 없다는 사실은 국민건강을 위해 매진하고자 하는 우리 의료계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로 의사들의 알려지지 않는 봉사활동도 많지만 의사들의 사회참여가 부족하다는 외부의 평가가 대세이므로, 봉사활동의 진작이 협회차원이나 개인 차원에서 절실하다.

아동학대예방 사업은 의사의 적극적 기여(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회문제 중 하나이다. 최근 이를 해결하려는 운동이 범사회적으로 일고 있다. 만약 의사들이 이러한 시의에 부응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나서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이 분야의 업무 추진을 위하여 의사들은 또 다시 타인의 의지대로 나아가기만 해야 할 것이다.

주어진 의무조항을 위반할 경우 처벌 등의 제제로써 의사들을 속박하려는 법안이 마련될 기미도 나타나고 있다. "아동학대 증례를 신고하지 않은 의사는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한다."는 식으로 의사에게 강제성을 부가하면 이를 두려워하는(?) 의사들의 신고가 아무래도 증가하게 될 것이므로, 고통에서 벗어날 계기를 맞는 아이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내가 할 일이라는 판단이 일단 서게 되면 능동적으로 몸을 내던져야 한다. 능동과 자발만이 일에 앞서가고 감동과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아동학대예방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3년 11월 국내 32개병원에 학대아동보호팀을 지정하여 운영하게 하였으며, 1주년을 맞이하여 11곳을 추가 지정하여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아주대 아동보호팀도 운영한지 1년이 되었다. 그동안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언을 간략히 하자면 다음과 같다.

1.아동학대예방은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하는 결실을 볼 수 있는 사업임을 확고히 인식해야 한다.
2.아동학대예방은 '의사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의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3.사업을 일선에서 담당하는 주요부서는 '아동학대예방센터'이며 의사는 이를 도와 일을 진행한다.
4.의사들은 병원 직원과 일반인들에게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5.의사들은 아동학대에 대하여 현재의 '단순 이해수준 정도를 넘어선 실행가능 수준'의 교육을 필요로 한다. 진료에 적절히 대처하거나 남을 지도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6.아동학대예방 사업은 지역사회 내에 '유관기관 다자협력체 구성을 통하여 진행'해야 한다. 의사는 이러한 협의체 중심역할을 담당해야 할 소명이 있다.

7.아동학대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이를 홍보하고, 이를 화두로 협력체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다.
8.사업의 효율적 진행을 위하여 '협력체 상호업무 이해를 위한 만남'이 매우 중요하다.
9.아동학대예방센터 상담원의 과중한 업무 이해하고 의료문제를 적극 신속 지원하여야 한다.
10.의협과 병협은 아동학대예방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략을 개발하여 일선의사를 지원해야 한다. 사업추진 권한과 책임소재는 각 병원 또는 기관의 장에게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전문봉사인의 수명이 매우 짧은 나라이다. 개인에게 봉사와 헌신을 넘어선 희생을 평생 감수하도록 내몰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예방은 우리 의사가 마땅히 나서야 할 영역이다. 이 사업에 헌신하는 아동학대예방센터 직원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마음을 갖추는 것이 성공을 위한 협력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