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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시론 공보의 불법알바와 차가운 현실
시론 공보의 불법알바와 차가운 현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4.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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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사는 군의관(중위 내지는 대위)으로 현역 복무해야할 자원들이지만 국가의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인하여 의사 인력이 과다 배출되어 군 입영 대신 전국의 무의촌에 배치되어 일차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중보건의사제도는 일부언론에서 과장되게 호도하고 있는 병역 특혜가 절대 아니며, 오히려 일반 사병과는 달리 39개월의 장기 복무를 하고, 국가의 필요에 의해 백령도, 소록도, 울릉도 등 전국의 오벽지에서 지역 주민의 일차 진료 및 예방 보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사스와 같은 국가적 재앙을 최일선에서 막아내는 등 국가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현역 군의관들 못지않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의사복무를 일반 사병의 입영과 단순 비교하여, 자극적 문구를 주입하는 언론들이 있으니, 이는 일반사병과 위관급 장교자원을 제대로 비교하지 못하는 기자 편의 위주의 편협하고 왜곡된 기사라 아니할 수 없다.

공중보건의사들은 국가 기술고시(5급)에 준하는 국가고시를 통과한 국가의 소중한 인적 자원으로서 신분상 계약직 공무원이며, 또한 그 시행 초기인 20년 전에 비해서도 현 재원의 65%가 대학병원의 정규 수련을 마친 전문의로 구성된 국가의 중요 의료 재원임에도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돌팔이 아류를 대하는 듯하다.

또한 그 처우를 보면 행정 편의에 의한 명목상의 계약직 공무원일 뿐이지 그 누구도 계약서 한장 쓴 적이 없으며, 1급부터 9급의 정규직 공무원은 물론이고 일용직 공무원에게까지 지급되는 정액급식비(밥값)조차도 전혀 지급이 되지 않고 섬지역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되어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숙소(잠자리)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그 실상은 매우 심각하다.

이는 이공계 산업 요원들이 정규 직원의 약 90%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 것에 비하면 너무 무책임한 대우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동안 입영하여 근무하고 있는 군의관들에 비해서도 그 봉급이나 생활여건,복지수준이 열악하기 그지 없다.

가을철이면 정부 선전용 독감접종에 단체로 내몰리기 일쑤이고, 전국 각지의 배치지역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인기를 위해 전혀 의학적이지 못한 행위를 강요받기도 한다. 전국체전이라도 열리는 고장에서는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새벽부터 밤까지 얇은 가운(위생복: 공보의는 근무 시간에는 위생복을 착용해야 한다) 하나만 걸치고 벌벌 떨며 점심밥도 안주는 경기장에 붙잡혀 있기가 다반사이다.

일반 사병보다도 2배가량 긴 39개월의 복무기간, 평균 복무연령 32세, 3인 이상 가족부양 50%,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복지 시설 그리고 늘 싸늘한 주위의 시선, 이것이 현재 공중보건의사의 현주소이다. 물론 그 어떤 이유에서도 현행법상 불법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당연히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는 대다수 선량한 공중보건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킴은 물론 이는 곧 지역 주민의 건강에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의료 인력 수급 체계가 안고 있는 불합리성을 고치지 못한 채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잣대로 이 체제를 억지로 이끌어 나간다면 제2, 제3의 불법 야간진료 문제는 또 불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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