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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함께하는 분들이 있기에 힘든 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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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덕 kmatimes@kma.org
  • 승인 2005.01.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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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주치의맺기운동본부 백인미 운영위원장

백인미 운영위원장(우리집의원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우리나라 와상 노인의 수를 약 11만 9000명으로 보고(독거노인주치의맺기운동본부 2003년 활동 보고서)하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 인구는 실제 100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산한다.

백인미 원장이 지난 1999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리고 독거노인주치의맺기운동본부(이상 독노주)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독거 노인 방문 진료'이다.

"현재 노인이 전체 인구의 10%가 안 되지만, 전체 의료비의 20% 정도를 쓰고 있어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나겠죠. 의사들이 간호사, 물리치료사, 운동치료사, 사회복지사가 함께 돌봐야죠. 주치의 자원봉사자들이 누워 있는 노인들한테 찾아가는 겁니다."

 

여의사 혼자서 힘겨운 왕진을 강행하던 2000년 시련의 시기에, 박종철 생명의전화 이사장(현 독노주 공동대표)이 전환의 힌트를 주었다. 바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

해서 2000년 3월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가 독노주를 설립했고, 2001년 7월엔 보건복지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 후 워크숍, 후원음악회 등 활발한 활동으로 현재 400여명의 주치의 자원봉사자, 200여개 지역사회 복지관과 연계하고 있다. 독노주가 구심점이 되어 복지관, 동사무소, 보건소 등의 사회복지 담당자들과 주치의, 독거노인을 일대 일로 연결, 진료와 약제비, 의료보장구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주치의 자원봉사자들은 1인당 늘 평균 10명의 노인을 돌봐주는데, 백인미 원장이 있는 행당동(집도 병원 바로 뒤쪽으로 얻었다) 일대가 가장 활성화돼 있다고 강혜원 씨(독노주 사회복지사)가 전한다. "우리집의원은 옥수복지관, 성동종합사회복지관, 성동장애인복지관, 성동노인종합복지관, 보건소 등과 연결돼 있어요. 원장님께서는 행당동, 옥수동, 금호동 등으로 왕진 나가시는데, 지금도 10분 정도 돼요. 원장님께서 자주 못 나가시는 경우는 가정간호사(특히 가톨릭성모병원이 활성화돼 있어요)께서 욕창 관리나 운동 처방을 해드리죠."

그리고 경기도 의왕, 일산, 원주 전주 등 20여 지역이 잘 운영되는 편이다. 그 곳에서 꾸준히 왕진하는 동료 의사들! 백인미 원장에겐 이 일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곽병은 선생님은 원주에서 홈리스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돌봐드려요. 의왕의 김진우 선생님은 정기적으로 새벽마다 방문하시며 비닐하우스에 사시는 노인들 연탄값을 주머니 털어서 대드리세요. 또 일산의 이행 선생님…. 저희는 총 11명의 운영위원 체제로 운영되는데, 힘들면 서로 연락하죠. 어려움에 봉착하면 선생님들께서 펀드를 끌어다주시고, 너무 훌륭하고 좋은 일이니까 지치면 안 된다 격려해주시고…. 또 한상필 선생님, 송해룡 선생님 등 7분의 공동대표가 계신데 부탁드리면 텔레비전 출연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후원 음악회 한다 그러면 오셔서 맨앞에 죽 앉아계시고…. 바로 우리 조직을 끌고 가는 힘이죠."

그리고 또 지역 사회 복지사들이 있다. 왕진 시간이 맞지 않아 서로 불편해지기 쉬운 관계지만 보람을 공유하는 만큼 헌신적으로 일하는 고맙고, 중요한 사람들이다.

 

백인미 원장은 도움을 청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몸 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그것은 당초부터 일신의 잇속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인 듯. 문제가 생기면 주치의 봉사자들이 무조건 발벗고 나서니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 서울시, 그리고 로타리클럽의 펀드도 받았어요. 사실 왕진은 한계가 있어요. 진찰만 하고 약도 못 드리잖아요. 그때 우리가 약제비, 입원비, 의료보장구, 기저귀, 영양제, 소염제…등을 지원해드려요. 보령에서도 립타임을 지원한 적 있어요. 하하하."

결국 필요한 것은 생활 전반에 걸치니 독노주의 뜻에 동감하는 이들은 사방에서 몰려든다. 다가오는 11월 6일에 열리는 음악회에도 많은 뜻이 모일 것이다. 대한가정의학회 학술대회에 맞춰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이 음악회도 이벤트 기획사부터 의과대학 힙합 동아리, 사회자 윤인구 아나운서, 가수 임지훈 씨, 최성수 씨 등 공연 참여자 들이 어느 정도는 자원봉사차 참여한다고(문의 : 02-6212-8885).

아울러, 독노주는 2007년부터 실시될 공적노인요양보장제도에서 의사의 존재 이유 등과 같이 의료진의 역할이 필수적인 정부 정책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제 독거노인 주치의 맺기 운동은 6년째 된다. 그간의 활동 모두가 가장 귀중한 자료다. '독거노인주치의맺기운동 활동보고서'도 2년째 펴내고 있으며, 주치의들이 왕진 때마다 기록한 독거노인관리카드를 분석해서 '방문 진료 가이드'를 펴낼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는 이동목욕과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표로 사전 리서치를 마쳤으며, 그 자료는 11월 6일 음악회 때 배포할 예정이다. 최근 새롭게 요청되는 일은 청소년 자원봉사 간병 활성화와 지체 장애우 케어이다. 송해룡 공동대표가 관여하는 리틀 피플 오브 코리아(LPK)에도 곧을 눈을 돌릴 듯하다.

 

이는 모두 현장을 발로 뛰며 찾아낸 숙제들이다. 백인미 원장이 줄곧 강조하는 것이기도 한다. "의사는 지역사회 주민의 욕구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무조건 그들의 욕구를 들어야. 한 달에 한 번 목욕시키는 것도 너무 감사해하는데 그걸 두 번, 세 번 하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우리는 지역 사회와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잖아요. 가정 진료에 관한 한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생산적인 조직이 되는 것. 그런 조직이 5개, 10개…생기면 국가에 내줄 겁니다. 그리고는 또 다른 현장을 뛰면서 새로운 과제를 찾고 키우고, 다시 나라에 넘기고…. 이게 제가 추구해왔던 것이고 의료복지의 목표거든요. 의사들이 그런 조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후배 의료진들에게 강조한다. "요즘은 젊은 개원들도 많이 참석하시고 보고서도 적극적으로 보내주시고 어르신들도 굉장히 좋아하세요. 인턴, 레지던트 때부터 왕진 다녀서 지역 사회를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지역 사회에 살게 될 텐데, 미리부터 잘 이해하면 굉장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뇌종양 수술을 받음으로 해서 의사가 된 백인미 원장은 늘 자성한다 했다. 좋은 일할 거다, 저 사람이면 욕심 없이 할 거다, 많이들 기대하니까. 펀드는 꼭 노인들한테 깨끗하게 써야 한다. 다 퍼주고, 다 비우고…그리고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내가 정신적으로 풍족하게, 후하게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글 / 최지영 대리(보령제약)

<캡션> 파일명: 백인미-음악회2003

2003년 후원 음악회에서. 올해도 11월 6일 워커힐W호텔에서 대한가정의학회 학술대회와 발맞춰 독거노인주치의맺기운동본부 후원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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