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신년특집] '사이비ㆍ불법의료' 국민건강이 흔들린다(8)
정부, 법 규정 강화ㆍ불법행위 처벌 의지 관건
2004년에는 유난히도 미용업계의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 특히 의사가 아닌 민간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의 무면허의료행위도 많았을 뿐더러 의료계 내부적으로 미용 및 미용성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무엇보다도 비의사의 반영구화장 시술을 놓고 의료계와 미용단체가 대립하는 사건이 발생해 복지부가 "반영구화장시술은 의료행위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리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한방 미용클리닉에서 침술로 성형을 하고 학회까지 설립하는 붐이 일기도 해 의료계는 그야말로 혼란스럽게 2004년을 보내야 했다.
미용성형수술 욕구 높은 반면 부작용도 많아
서울의대 정신과 류인균 교수팀에 따르면 '미용성형에 대한 여대생의 관심과 부작용 연구'결과 여대생 중 52%가 미용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용성형수술에 대한 관심과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에 반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류 교수는 "미용성형 부작용으로 눈감기 어려움, 피부변색, 이세동작 곤란, 보형물의 움직임 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CDC(질병관리센터)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용수술을 받은 미국 여성 12명이 피부에 희귀한 세균감염증을 일으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의료인들에 의해 시술을 받고도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데 비의료인의 불법의료행위는 더 큰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반영구화장 등 불법의료행위 근절해야
반영구화장시술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2004년 7월 반영구화장(이용문신행위) 미용단체인 '한국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협회'가 '국제문화교류아시아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대회'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부터이다.
반영구 미용문신을 하는 비의료인들의 단체인 한국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협회가 국제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와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비의료인들의 불법의료행위를 방치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의료계 단체는 "비의료인들이 버젓이 불법의료행위를 공개적으로 하겠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게다가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피부과개원의협의회, 대공협, 대한임상반영구화장협회는 공동으로 '불법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불법의료행위, 특히 비의료인에 의한 반영구화장이 극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용학원, 반영구화장술 교육도 위법
대한임상반영구화장협회는 복지부에 비의료인의 반영구화장술행위가 정단한 것인지를 질의한 결과 지난 8월 "미용문신행위는 엄연한 의료행위이며 학원 교육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임상반영구화장협회의 질의에 대해 "의료법 제25조제1항에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에서도 퍼머넌드 메이크업(일명 미용문신행위)은 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판견할 바 있다"고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또 "미용학원이나 부설연구소 등에서 미용문신행위를 직접 시술하지 않고 이론만을 교육하는 그 자체는 의료법 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불법행위 교육은 학원의 설립목적이나 관할 교육청의 학원 허가목적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차 교육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의 무면허의료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큰 만큼 관할 교육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불법의료행위 교육과 이로 인한 수강생들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용단체(한국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협회)는 반영구화장 시술이 현행 교육법상 문제가 없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일부 병ㆍ의원 간호사가 미용문신 시술하기도
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일부 병ㆍ의원에서 간호사로 하여금 미용문신행위를 하는 것도 인정이 되지 않는다.
복지부는 문신행위 또는 그 직접적인 시술행위는 피부에 시술하는 색소의 부작용을 감안해 의학적인 지식 및 부작용에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춘 의사가 직접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반영구화장협회도 "일선 병ㆍ의원에서 간호사가 반영구화장을 시술하는 경우가 많다"며 간호사에게 시술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미용실ㆍ피부관리실 사이비의료행위 문제
보사연은 2004년 사이비의료행위에 대한 연구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사이비 의료 1위는 '약사의 진찰행위'였으며, 그 다음으로 미용실ㆍ피부관리실에서의 피부 박피술ㆍ크리스털 필링ㆍ문신ㆍ귀볼 뚫기 등의 시술이 1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일선 피부과에서도 필링 등의 시술을 간호사가 하고 있는 것, 피부질환치료제를 남용하는 것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피부미용실에서 치료받다 가장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피부박피, 잔주름제거, 점ㆍ주근깨 등 색소제거 등으로 비의료인들의 행위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복지부 불법의료행위 집중단속…그러나
이처럼 무면허 의료행위 등 국민건강 위협사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복지부는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기도 했다.
복지부는 ▲간호사의 심전도검사 및 물리치료행위 등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일탈한 행위 ▲피부미용사의 박피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 ▲의료기사의 업무범위를 일탈한 행위 ▲상근 물리치료사 없이 행한 물리치료에 대한 보험청구 행위 ▲가짜 처방전을 이용한 향정신성의약품 구매 행위 ▲불법 식품의약품 제조 유통 행위 등을 대대적으로 단속을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공인되지 않은 민간 유사의료 자격증이 400여종에 이르는 등 단속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여전히 많다.
따라서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고, 비의료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