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학회가 변해야 의사가 산다
시론 학회가 변해야 의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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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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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영(서울 성북구의사회장)

봄철은 의사들에게 학회의 계절이다. 올해도 춘계학술대회 안내장이 책상에 수북이 쌓여있다. 이번 봄 어떤 학회는 연수 참가비가 수백만 원씩이나 하고, 또 어떤 학회의 창립 모임에는 수천 명이 몰려들어 장바닥을 방불케하였다한다. 학회를 세몰이의 장소로 만들거나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해서야 되겠는가? 그렇게 하면 학회가 정치판 같아지고 시장바닥 같아질 수 있다. 이는 그동안 각 학회가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요구와 수요를 수용하지 못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문제가 너무 커져있는데 일례로 부실한 유사학회의 난립으로 인한 회원들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의사들 몇몇이 모여서 의사를 상대로 고액 과외를 하듯 교육 장사를 하고, 00인증의를 준다고 회원을 상대로 경쟁적으로 세몰이를 하고 있는데도 학회 등 책임 있는 당국자의 제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 점입가경인 것은 일부 학회의 폐쇄성이다. 국제화시대에 역행하는 일부 학회의 회칙을 보노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소화기000학회의 경우 회원자격에 특정과 전문 의사는 안 된다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배제조항을 버젓이 넣고 있다.

 이것을 통해 배타적인 한국 학회의 현주소와 오늘날 난립된 학회의 혼란과 그 원인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이러니 우리나라의 학회들은 개원의들은 외면하고 있어 교수들과 전공의 그들만의 잔치가 된지 오래이다. 선진국들의 학회설립 목적의 하나가 졸업 후 교육 즉, CME(continuing Medical Education)의 철저한 관리에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학회는 형식적인 연수평점부여로 그 몫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제도와 현실을 개선하려 하지는 않고 학회의 일부인사는 기회만 있으면 개원의들의 질이 낮으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허시험을 다시 보아야 한다거나 2년제 임상수련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등 충격적인 제도 도입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이제는 학회가 나서서 우후죽순처럼 난립된 유사학회를 타파하고 회원들의 질 관리를 위한 진정한 주체가 되어야 한다.

 내가 본 미국 학회는 이러하다. 개원의 회원을 위한 배려가 우선되어 강의실마다 장애회원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고 육아중인 여성 회원을 위한 공간이(Parents with infants cry room 모자를 위한 폐쇄 강의 중계)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강의 후 알고 싶은 많은 질문을 따로 받기 위해 Ask the lecture를 다른 방에 마련한 지혜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 어려운 의료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학회간 화합을 통한 미국의학회가 내놓은 개원 활성화 개발 전략은 우리로서는 꿈도 못 꿀 그런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

 우선 내과와 소아과를 공동 전문과목 병합 전문과로 배출하고, 산부인과와 가정의학과, 정신과와 가정의학과 등 공동 수련과 복합 전문의 자격 인정 수련제도를 개발 도입한 것이 그 좋은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학회가 일어나야 우리 의학이 산다! 유사의료와 사이비 의약품으로 수십조 원씩 소비되는 우리 현실을 언제까지나 정부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학회가 일어서서 한국의료의 근간인 개원의 중심의 민간 의료를 살리는 동력이 되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루 빨리 학회가 제몫을 하고 병원 협회도 그 직역만의 작은 이익보다는 의료의 뿌리인 개원의를 배려하는 상생의 큰 대의를 추구하여 준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앞날은 밝게 다가올 것이다. 하루빨리 학회가 변화를 수용하고 일어나 한국의료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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