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영상진단방법의 혁신-주인욱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영상진단방법의 혁신-주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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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1.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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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욱(성균관醫大 교수·소화기영상의학)

X선의 발견으로 인체 내부를 영상으로 관찰하기 시작한 지 100년이 지났고, 이제 새로운 세기를 맞고 있다. 방사선학적 진단방법도 X-ray를 이용한 단순촬영. 혈관조영술. 초음파. X선. CT전자선. CT동위원소를 이용한 영상(핵의학). 자기공명 등으로 발전해 왔다. 체열을 영상화하는 ‘열 영상(thermography)', 전기 전도성을 이용한 방법, 레이저 CT등이 나오긴 했지만 자기공명 이후의 새로운 주요 발명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1990년 이후 영상진단법의 중 발전은 컴퓨터공학과 통신공학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삼성서울병원에 세계 최대규모로 가동되고 있는 영상저장전달장치(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PACS)가 그 중 하나인데, CT와 MRI를 포함한 모든 방사선학적 영상을 디지털화 한 후에 병원내의 여러 곳에서 동시에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고 기억장치에 전산적 저장을 하므로 거대한 필름 보관 장소가 따로 필요 없다.

X-선 필름을 찾기 위해 인턴들이 분주히 다닐 필요도 없으며 통신망을 통해 먼 거리에 있는 전문가에게 영상을 전송하여 자문도 얻을 수 있다. 2000년대에는 이 PACS가 보편화 될 것이다. 특히 웹(web)방식의 PACS를 사용하면 훨씬 더 싼 가격으로 병원에 설치할 수 있다.

CT. MRI. 초음파. 동위원소 촬영 등 단층촬영을 이용한 영상진단은 삼차원재구성을 통해 병변의 형태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삼차원 재구성 영상은 혈관. 기관지. 대장 등의 가상 내시경(virtual endoscopy)영상도 제공할 수 있어 기존의 침습적 진단방법에서 비 침습적 영상진단으로 방향전환이 이루어 질 것이다. 더구나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방사선학이 급속히 발달하므로 CT나 MRI의 검사시간이나 해상도는 대단히 향상된다.

금년에도 기존의 CT보다 1/4의 시간(0.25초)에 한 단면영상을 얻는 CT가 출현했다. 이러한 3차원영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영상을 제공하는 4차원 영상으로 곧 바뀔 전망이다. 또한 이상 부위에 색조를 다르게 표현하여 비전문가나 환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기술이 더해진다. CT나 MRI 기술의 발전으로 영상획득이 신속하여 거의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게 하는 플루오로스코피(fluoroscopy) 수준에 이르게 된다.

영상진단 해상도의 발전은 특히 MRI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예를 들면 근골격계 진단에 있어서 골뿐 아니고 근육, 인대, 연골도 영상화하고 이지만, MRI 현미경(MRI microscopy)를 통해 조직의 단면 구조를 현미경 수준으로 영상화 시틸 수 있을 것이다. MRI 현미경이 수술실에서의 동결절편에 의한 조직진단을 대치할 가능성도 있다.

CT나 MRI를 통한 형태학적 진단은 임상에 보다 밀접하게 접목된다. 중재적 MRI 장비는 마그넷 내구에 넓은 공간이 있어 두경부 수술(특히 정위적 시술)에 보편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술 도중에 영상을 얻어 수술의 목정을 달성하였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조영제 제조기술의 발달로 부작용 또는 독성이 약한 요오드조영제가 이용되고 있다. 초음파검사시 정맥으로 갈락토스 기반의 미세기포를 주입, 종양의 혈관분포양상을 파악하여 악성도 유무 평가에 유용하며, MRI 조영제로서 정맥 주입 후 간의 망상내피세포계에 차별적으로 섭취되어 간암 진단에 매우 유용한 페리덱스가 현재도 쓰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종양이나 경색부위에 선택적으로 축적되어 종양발견이나 심근경색 부위를 쉽게 진단하는 포르피린-가돌리니움(또는 망간) 결합체(가도프린)가 2000년대에 임상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도프린은 심근의 비가역성 변화 부위를 강력하게 조영증강시키므로 MRI가 심근경색 진단의 가장 중요한 영상 진단법으로 쓰이게 될 것이다.

뇌신경계 분야의 영상진단 기술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되고 있는 첨단 진단법들이 2000년 이후에는 환자진료에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뇌기능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능적자기공명여상 진단법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MRI(자기공명영상), CT(전산화단층촬영술) 등의 영상 방법은 뇌신경계의 해부학적 구조를 수술하기 전에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서 현재 질병 치료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의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금까지의 해부학적영상뿐 아니라 뇌기능을 직접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영상 기술이 MRI를 사용하여 개발되고 있다. 단순한 뇌의 구조 뿐 아니라 운동기능, 감각기능, 언어 기능 및 기억 기능을 영상으로 나타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상 뇌기능의 구조 및 연관성 뿐 아니라 뇌질환이 있는 사람의 뇌기능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기능적 영상법은 아직까지 미지의 상태로 남아있는 인간의 의식, 사고, 및 감정 등 인간의 의식작용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기존의 심리학, 신경과학, 정신과학이 규명하고자 했던 여러 가석들을 검증할 수 있는 도구로 현재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뇌종양과 같은 국소 뇌질환에서 수술적 치료 시에 절제할 부위가 운동 기능 및 언어 기능 등 중요한 뇌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수술 전에 영상으로 알 수 있게 함으로써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미리 예측하여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둘째, 뇌조직의 화학적 구조 상태를 영상화 할 수 있는 MRI진단법의 개발이다. 기존의 MRI 검사법이 거시적 뇌구조를 영상화 하는 것이라면, 현재 활발히 연구 중에 있는 미시적 뇌 조직을 분석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서 MRI spectroscopy(자기공명분광법) 및 분자학적 영상(molecular imaging)이 있다.

MRI spectroscopy는 뇌조직의 화학적 구조 상태를 성분에 따라 분석하여 영상화함으로써 통상적 MRI에서 진단하기 어려운 뇌질환들을 영상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 진단법은 기존의 MRI영상에서는 알 수 없었던 단위 뇌조직의 화학적 구조 상태를 구명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뇌 질환의 정확한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 영상 정보의 3차원적 재합성 기술의 발전이다. 뇌의 해부학적 영상, 기능적 영상, 화학적 구조의 영상, 혈류 영상 등을 하나의 3차원적 영상으로 결합하여 얻는 방법으로서, 3차원적 영상을 통해 단위 뇌 조직이 갖는 여러 정보를 동시에 하나의 영상으로 얻어 내는 방법이다.

이러한 영상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특히 뇌종양, 뇌혈관기형 및 국소성 간질 등의 질환에서 뇌수술시 수술 부위를 정확히 영상으로 얻어냄으로써 수술적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신경계 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21세기의 진단적 영상 방법은 20세기에 사용되어온 영상진단법과는 질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예를 들면 뇌종양의 혈류상태, 분자구조의 특성, 조직화적 구조 및 뇌기능의 변화 양상을 영상으로 진단하는 기능적 영상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기능적 영상진단법의 발전은 아직까지 밝히고 있지 못하는 여러 뇌질환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치료에도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분자학적 영상진단법은 다음 세기의 기수로 떠오르고 있다. 분자학적 영상진단법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열게 되는데, 질병의 조기진단과 특성파악 biology에 대한 이해와 치료의 평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종양 부하, 종양의 해부학적 위치같은 비교적 총체적인 변수가 암전구단계의 분자학적 이상, 성장양상, 혈관형성 촉진인자, 종양세포 표지자, 유전적 변화 등의 보다 특이적인 변수를 사용함으로써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영상진단평가와 혁신적인 표적치료를 통해 분자학적 수준에서 치료의 효과를 판정할 수 있다. 또한 분자적 영상진단법은 조직학적 분석보다 훨씬 빠르게 3차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분자학적 정보를 추출해내는 영상기법으로 핵의학, MRI, 광학 기법이 있다. 양자방출단층촬영은(PET)표적지관에 적합한 기질이 있을 때 흔히 쓰이며 thimidine kinase의 영상화에 쓰이는 2‘-fluoro-5-iodovinyl-1-β-D-arabinofuranosil-uracil 또는 gancinovir이 예이다.

핵의학 영상은 소량의 표지된 치료약을 추적하거나 다종의 약물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 벡터와 같은 전달체계를 평가하기 위해 쓰일 수 있다. MRI는 동위원소 방법보다 고해상도(미크론 수준)로 영상화할 수 있으며 생리적이며 해부학적인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다. 현미경적 MRI는 발생학, 형질변환 동물의 영상, 세포 교역(cell trafficking)에 이용될 수 있다.

MRI는 동위원소 방법보다 민감도가 떨어지나 최근에 세포 표지법이 발달되어 stem cell, progenitor cell, transgene을 표현하는 cell line을 생체 내에서 추적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단일세포 수준에서 추적할 수 있다. 광학기법은 그 동안 형광현미경법등에 사용된 방법이며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사용하여 단층영상을 볼 수 있는 광학영상법이 발달 되었다.

이러한 혁신적인 영상진단법들은 5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뉴밀레니엄 시대에는 기존의 영상진단법들이 더욱 빨라져서 실시간 동영상으로 해부학적, 지능적 정보를 제공하여 정교한 삼차원 영상은 임상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분자학적 수준의 영상진단은 발달하고 있는 유전자 요법을 영상진단으로 보완할 수 있으며 질병의 조기 발견과 약물치료 모니터링에 새로운 지평을 열세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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