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천직, 영화평론가는 자부심이죠"
"의사는 천직, 영화평론가는 자부심이죠"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2.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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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 21'에 우연히 보낸 글이 계기

   - 영화평론가는 어떤 과정을 통해 되는건가.가령 작가는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등의 방법이 있는데.
 "'시네21'의 경우 공모전을 한다.매년 최우수상·우수상 2명을 뽑아 평론 및 새 영화 리뷰를 쓰도록 한다.또 신춘문예에도 영화평론 분야가 있다. "

  - 영화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를 좋아했다.2002년 5월께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보고 긴 글을 써봤다.원고지 80매 정도의 분량에 각주도 달았다.주위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했는데, 다들 시큰둥했다.'이왕 쓴건데…' 하는 심정으로 '시네21'에 메일로 보냈다.얼마 후 편집국장이 전화를 했다.그리고 6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 상당히 특별한 경우다.'시네21' 측에서 황 과장의 글을 선택한 이유를 뭐라고 하던가.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내 글을 보고 참신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다른 영화평론가들과 글쓰는 스타일이 달랐다는 것이다. 나는 영화에 대해 정식으로 이론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그냥 영화를 보고 느낀 대로 솔직하게 쓰는 편이다."

  - 첫 글을 쓴 이후 어떻게 됐나.
 "'시네21'측의 요청으로 계속 글을 쓰게 됐다.처음에는 내 이름 앞에 '영화평론가'라는 말이 붙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했더니, '영화 칼럼니스트'라고 해서 나갔다.두번째로 쓴 글이 '친구-챔피언'으로 곽경택 감독의 두 작품을 한번에 묶어 썼고, 세번째가 '폰'이다.특히 네번째로 쓴 '오아시스'에 대한 글로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졌다.이 작품의 경우 다른 사람들은 좋다는 평을 주로 했는데, 나는 비판조로 썼다.독자들이 항의글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었다."

 

 ■ EBS '영화를 말한다' 출연 중

  - 요즘 EBS에도 출연하던데.
 "올해 1월에 EBS에 새로 생긴 '영화를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중이다.목요일 밤 11시 30분에 방영되며, 패널들이 나와 토론하는 형식이다.1월 29일 방송 때 '스캔들'을 다뤘고, 2월 12일엔 '말죽거리 잔혹사', 2월 19일 '자토이치'에 나왔다.방송은 2주에 한번 촬영한다."
 "영화전문지 '필름 2.0'의 김영진 당시 편집국장이 EBS 작가에게 추천해 출현하게 됐다.영화계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쪽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고, 이분들이 나를 여러 곳에 소개해준다."

  - 김기덕 감독('나쁜 남자'감독·올해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 영화를 여성 평론가로선 드물게 좋아한다는 지적이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폭력과 성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김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폭력과 성이야말로 인간 내면에 깔려 있는 가장 본능적 요소다. 영화를 평가하는데 남녀 구분을 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김 감독과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며('시네21'에서 황 과장이 김 감독을 직접 인터뷰한 적도 있다), 작년에 김 감독의 영화만을 대상으로 책도 썼다.

  - 영화평론가의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의사는 아예 그만 두고 영화평론가만으로 살아갈 의향이 있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없다.영화평론은 개인적인 자부심은 될 수 있으나, 의사를 그만둘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영화평론가로서의 수입은 한달에 50~60만원 정도다.만약 영화평론가가 작품을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써댄다 해도 한달 수입은 100만원가량이다.'시네21'에서 받는 원고료도 한번에 2면을 쓰는데 내 손에 쥐는 건 20만원 남짓이다."

  - 영화감독을 해볼 생각은 없나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항상 물어본다.그런데 자신이 없다.감독은 체력이 좋아야 하고, 두려움도 없어야 한다.영화판은 전쟁터다.난 그동안 너무 정규적인 루트만을 따라 살아온 것 같다.또 글은 혼자 쓰지만, 영화를 만드는 일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작업이라 어렵게 느껴진다."

 

 ■ 영화감독은 아직까지...

  - 2월 21일 결혼 했는데, 남편과는 어떻게 만났나.
  
"남편은 서강대 국문과 강사로 있다.인문학을 전공한 소장학자들의 모임이 있는데, 작년 4월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들이 강의하는 곳에 갔었다.당일 마지막 강의를 맡은 강사는 수업 후 뒷풀이에 함께 참석하는데, 여기서 눈이 맞았다(웃음).현재 연세대 대학원 보건학과에서 보건정책 전공으로 박사 6학기 재학중인데, 지도교수인 김한중 선생님이 주례를 서주어 너무 감사하다."
 이화의대 88학번으로 성모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한 황 과장은 의협 홍보위원회 위원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고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평범한 의사로 살아오다가 우연히 영화평론가로 데뷔한 그녀가 이룩한 빠른 성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그녀가 펼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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