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필신부 대국민 성명

장덕필신부 대국민 성명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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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병원협회 회원 병원은 반세기의 역사를 통하여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봉사직을 수행해 왔다. 따라서 가톨릭 의료기관과 설립목적은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마태오 9장35절)하신 성서의 말씀대로 숭고한 치유사명을 다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우리의 입장을 말씀 드리기 전에 우리는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과 그 가족 및 보호자들 에게 불친절 한 것과 병원운영을 위한 재정적 부담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그리스도적인 사랑과 헌신적 의료제공을 위해 부단한 개선의 노력을 약속 드린다.

더 나아가, 새 천년에 들어서면서 정부의 준비 없는 의료정책으로 말미암아 일련의 의료대란이 야기 되여 환자들에게 생명위협을 주는 불안감과 불편을 드린 것에 대해서도 의료진 모두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종교적 양심과 사회적 공동선 구현을 위한 그리스도적 윤리기준을 따라 의료기관과 병원운영을 하고 있는 성직자, 수도자로서 근간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하여 어떤 이권단체에 편향 하는 것을 떠나 가톨릭교회의 사회정의 정신에 따라 우리의 입장을 밝히 고저 한다.

첫째, 성서에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루가 10장7절)라는 말씀처럼 누구나 직업인으로서 상당한 대가를 받는 일은 인간의 기본권이며 당연한 권리이다. 더구나 인권존중의 민주국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기에 의료에 봉사하는 사람도 의료제공에 대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의료정책은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져 왔듯이 정부에서는 국민건강을 위해 한푼도 보조하지 않았고 다만 국민이 낸 의료 보험료 만으로 민간 의료기관과 병원이 국민의 건강을 담당해 왔다. 정부는 국민이 낸 한정된 의료보험재정 안에서 만이 정치적인 제재를 통하여 통제로만 일관해 왔다.

또한 국민의 눈에는 의사를 돈 많이 버는 직업 병원이 발전하면 돈 많이 번 기관으로 비쳐져 왔다. 물론 일부의 의사나 병원은 부당한 수입으로 축재 했는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학업, 수련, 연구, 교육, 진료라는 10년 이상의 성장과정을 통하여 귀중한 생명을 다룰 의사로 의료제공을 해왔다.

따라서 도덕적으로나 의사의 가치로 보아도 상응한 대가의 보상이 확보 되어야 한다. 또한 병원의 경우도 첨단 고급 진료제공을 위해 재투자 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하는 의료경쟁에서 환자를 위한 재투자 하는 병원을 돈 많은 병원으로 오해 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최근 의사와 약사간의 집단 이익을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매도된 것이 한 예이다.

그렇다면 왜 의료에 종사하는 이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원인을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의사와 약사간의 싸움, 종합병원과 개원의 간의 싸움, 대형 약국과 동네 약국간의 싸움으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의료분야가 분쟁에 휩쓸리게 되었는가?

정부와 시민단체는 제3자의 입장으로 수수방관하며, 싸움 후에 정리될 상황이 올 것을 기다리고 있는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교활하고 정치적 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의료 전문성 없는 시민단체의 개입은 언제부터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을 위해 얼마나 봉사하는 고통을 당했던 경험이 있단 말인가?

정부의 의료보험재정의 운영과 의료제공에 대한 수가정책에 대한 실책이 의약사간의 분쟁을 야기 시켰고 의약사와 정부간에 불신을 가져온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올바른 정부는 의료정책을 위한 의약사간의 win-win 전략을 펴지 못하고 형식적이고 탁상공론적 의료정책으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환자들에게 고통을 더해 주었다.

갈등과 고통을 받는 환자를 위한 해결은 정부의 몫이 아닌가? 그러기에 우리는 최근 정부 의료정책에 대한 실책은 정부에 있음을 선언한다. 따라서 정부의 의료정책의 수정 보완을 강력히 요구하며 의사약사간에 합당한 대가를 위한 의료비 현실화를 요구 한다.

둘째, 의약분업은 정부는 국민의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의료비용 절감 정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의약분업은 선진국에서도 오랜 세월을 통한 시행준비와 국민의 홍보를 통하여 관련단체의 협의와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약사법 개정의 의약분업 국회 통과는 시행 하루 전에 이루어져 시행되었다.

선 시행 후보완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진 정책이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정책이 선 시행 후 보완으로만 된다면 사람이 죽은 후에 보완 한다는 명제가 된다. 이런 발상은 인권의 침해이며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잘못된 발상이다. 또한 임의 조제권과 대체 조제권을 통한 약화사고의 위험은 인간생명과 직결된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 생명보호의 권한은 의사에게 있다. 다만 약사는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조제하는 약사의 기능직 뿐이다. 처방은 의사에게 조제는 약사에게라는 말은 의사와 약사가 같다는 등식이 잘못된 것이다. 의사는 교육과 수련을 통하여 처방과 조제를 시행해 왔다.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조제권은 약사에게 양도 하는 규정이지만 조제에 대한 생명위협의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 따라서 의약분업은 임의조제와 대체조제에 대한 사항은 약사에게 엄격히 제한되는 올바른 의약분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의사의 진료권 침해에 해당되는 어떤 법률개정과 양자 협상된 제도는 철폐 되어야 한다.

셋째, 환자의 약국 선택권에 대하여 우리는 의약분업정책이 환자의 권리 침해임을 확신한다.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하여 환자에게 가장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 받아야 할 환자의 권리이다.
종합병원에서는 이미 의사나 약사의 기능이 분업화된 상황을 개업의 약사의 권익을 위해 환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바로 환자권리 침해로 본다. 환자는 자유로이 약국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고 의약분업에 따른 병원의 강제적 외래약국 폐쇄 철폐를 요구 한다.

넷째, 가톨릭의료기관과 병원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의료 협조자들은 많은 군중이 절름발이와 소경과 곰배팔이와 벙어리 그밖에 많은 병자를 예수의 발 앞에 데려다 놓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고쳐주셨다(마태오 15장 30절)하신 예수그리스도의 모범대로 의사는 어떤 상황하에서든지 환자의 곁을 떠날 수 없다. 환자의 진료거부와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 혼란 행위는 가톨릭윤리에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또한 도덕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것임을 천명한다.

가톨릭의료기관과 가톨릭병원협회 회원 병원은 치유자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의료 모범을 따라 의료 봉사직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 드리며 근간 정부 의료정책의 실책에 대한 의료분쟁 및 폐업은 전적으로 현 정권에 있음을 재확인 한다. 더 나아가 이미 시행된 의약분업에 대하여 수정,보완을 위해 가톨릭 의료기관과 병원의 책임자들은 계속 투쟁하며 국민적 운동으로 펼쳐 나갈 것을 선언한다.

2000. 8. 3.
한국 가톨릭병원협회장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장 덕 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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