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료법 해설 '의사의 전원의무'
시론 의료법 해설 '의사의 전원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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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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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변호사(대외메디컬로법률사무소)
질문:내과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개원의입니다. 환자가 자전거에 치여 머리를 다쳐 내원하였는데 우선 뒷머리 부분의 뇌손상이 의심되어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고 최선을 기울여 판독하였으나 방사선 사진상에 아주 경미하게 나타난 선상골절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가 골절상으로 인한 뇌실질내출혈을 입었다는 것을 진단하지 못하고 단순히 뇌좌상 및 뇌부종의 치료만 하였는데 그 다음날 환자가 사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환자 가족들이 뇌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환자를 빨리 전원시켰더라면 뇌실질내출혈이 조기에 발견되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내과의사인 저에게 어떤 책임이 있을까요.
 
답변:
1. 의사의 전원의무란?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몸이 아픈 경우에는 먼저 동네의 개원의 선생님에게 가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동네 개인병원의 의사선생님들의 치료에 의해 질병이 완치되어 환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게 되죠.

그래서 우리동네의 작은 개인병원 의사선생님들은 우리들의 주치의이자 응급환자 발생시 가장 먼저 찾아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이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동네의 작은 개인의원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 병원내의 설비나 인력만으로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가끔씩 발생합니다.

심한 출혈이 있는 응급환자나 뇌손상을 입은 환자가 이를테면 내과나 소아과등에 내원하는 경우 등이 문제가 되겠지요. 이러한 작은 개인의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계 및 약제등의 설비나 인력 즉 해당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 등이 없어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의사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설비등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전원시켜야 할 의무가 생기는데 이를 의사의 전원의무라고 합니다.

2. 의사의 전원의무의 요건
그러나 이러한 전원의무의 위반으로 인하여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엄격한 요건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사의 전원의무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그 범위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나 교과서나 판례등에 의하면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보입니다.

첫째, 환자가 처음으로 내원한 개인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설비나 전문의가 없는 경우여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상태가 즉시 전원시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응급상황임을 필요로 하겠지요.

둘째, 전원을 받는 상급병원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설비와 인력을 갖춘 곳이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이어야 할 것입니다.

가끔 소송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상급병원이 아닌 자신의 선배나 은사가 있는 그보다 약간 먼곳에 있는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전원시키다가 시간이 지체되어 환자가 사망한 경우 환자측에서 의사의 전원의무위반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의사는 환자를 전원시킬 경우 이러한 전원선을 확인하여 환자를 치료할 적절한 설비나 전문의, 여유 병상등이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옮길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의사가 환자를 전원은 시켰으나 전원병원이 환자를 치료할 전문의, 기계설비 혹은 여유병상이 없어 환자를 치료할 수가 없어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진 경우에는 전원을 시킨 의사선생님에게 전원의무위반책임이 있게 됩니다.

넷째, 그리고 이러한 의사의 전원의무로 인공호흡, 심장마사지등의 응급소생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병원에 즉시 치료하여야 할 다른 응급환자가 없는 한 앰블란스에 의사가 동행하여 응급소생술을 하여야 할 의무도 아울러 부과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또 다른 전원의무위반의 요건으로는 환자의 상태가 전원을 할 경우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상태인 경우라야 할 것입니다.

여섯째 요건으로 환자를 전원을 하여 상급병원에서 적절한 처치를 하였을 경우 그 환자의 질병의 치유가 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라야 할 것입니다. 판례는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시 약 50%의 구명률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전원의무의 위반을 인정하고 있는 듯 합니다.

3. 의료관련법상의 의사의 전원의무
의료법상에서 의사의 전원의무를 직접적으로 규정한 것은 없으나 의료법 제16조 제2항에 의하면 의료인은 응급환자에 대하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법시행규칙 제10조에서 응급환자의 구급조치에 관하여 제1항에서 의료법 제16조 제2항의 "응급환자라 함은 불의의 재해나 기타 위급상태하에서 즉시 필요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그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중대한 합병증을 초래할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응급환자에 대하여는 의료인은 즉시 진단하고 최선의 처치를 행한 후 당해 의료기관의 능력으로는 그 환자에 대한 충분한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에는 지체없이 별지 제6호 서식에 의한 구급환자처치표를 환자에게 부착하여 충분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4. 전원의무위반과 관련한 판례의 태도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의사가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례와 유사한 대법원 판례에서 "내과 전문의가 환자의 방사선 필름상에 나타나 있는 뇌의 선상골절이나 이에 따른 뇌실질내 출혈 등을 발견 내지 예견하지 못하여 환자를 제때에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전원시키지 않은 과실과 환자의 사망과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

그리고 만약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켜서 확정적인 진단 및 수술을 받았을 경우 그 환자가 살 수 있는 확률이 50퍼센트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의 과실이 인정되므로 배상책임이 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판 88다카 26246) 그리하여 이 판결에서는 의사에게 전원의무의 위반을 들어 환자의 사망으로 인한 모든 손해의 배상을 명하였습니다.

또한 최근에 의사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의무와 관련하여 아주 흥미로운 하급심 판례가 있습니다. 즉 개인병원의 의사가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하긴 했는데 전원된 그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설비나 전문의가 없었던 경우입니다.

법원은 의사는 환자를 전원할 병원에 대한 사정을 자세히 미리 알아보고 전원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의사가 그러한 의무를 소홀히 하여 환자가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결과적으로 빼앗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고 개인병원의 의사에게 환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하였읍니다.

5. 전원의무의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와 같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병원에 환자를 전원시키지 않고 자신의 능력이나 한계를 넘는 의료행위를 하다가 환자에게 악결과를 발생시킨 경우 의사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전원의무위반에 의한 손해배상은 의사의 전원의무위반과 그 이후 발생한 결과에 대하여 인과관계가 인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만약 환자를 제때에 위의 요건에 맞는 상급병원으로 1차 진료병원에서 전원시켰다면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 재판에서 입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손해발생에 대한 인과관계라고 하는데 이러한 인과관계의 입증은 소송에서는 사실상 원고인 환자측에서 하여야 합니다. 즉 환자는 소송에서 의사의 위의 요건을 충족하는 전원의무 위반의 사실, 손해의 발생, 그리고 전원의무위반과 발생한 손해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6. 결어
이상의 판례들의 태도를 종합해 보면 개인병원의 환자에 대한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의무 위반에 대해 법원은 엄격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고 하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므로 의사들은 자신의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설비나 전문의가 없을 경우에는 환자를 즉시 이러한 설비를 갖춘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즉시 이송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례의 경우처럼 의사의 진단상의 오진으로 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의 기회를 놓친 경우에도 판례는 마찬가지로 의사에게 전원의무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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