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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약분업 유감

시론 의약분업 유감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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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열 원장(부산 양승열신경외과)

지금 DJ 정권 전반기 평가에서 북방외교는 잘했다고 평할 수 있으나 가장 잘못된 것은 의약분업이다라고 각 언론들은 평하고 있다. 그리고 의약분업의 당사자인 국민이나 의료계, 그리고 약계 모두가 불만을 토하고 있는 이 제도를 정부는 왜 굳이 의료계와 극한 대립을 하면서까지 시행하려고 하는가? 또한 이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그리고 극한 대립없이 대화로서 풀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을텐데. 많은 사람들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왜 정부는 밀어붙이기만 하는가?

의약분업은 국민을 약화(藥禍)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으로 참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제도이다. 지금 우리나라와 같이 매약 천국인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 만큼 약을 좋아하는 사람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길가는 어린이도 아무 약국에서나 돈만 가지고 있으면 항생제, 호르몬제 심지어 환각제까지 살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다.

그래서 국민이 쉽게 약에 접근하지 못하게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의약분업이다. 그런데 의약품 오남용을 제일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이 약을 잘 모르는 국민들이고 다음이 약사들, 그리고 의사들도 약의 오남용이 없다고는 보지 못한다.

지난 7월 말에 의약분업을 위한 약사법이 국회에서 개정 통과되었는데 이 법이 너무나 잘못되어 개원 의사, 전공의, 대학교수 심지어 의대 학생들까지 학업을 중단하고 폐업에 동참하여 약사법을 다시 개정하라고 아우성들이다.

이렇게 악법으로 개정된 원인은 위정자들이 의약분업의 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정당 대표는 의사들이 약의 오남용을 많이 하기 때문에 약사들이 고생이 많다라는 발언까지 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그리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안보다도 더 의사의 권한을 제한하고 약사의 임의 조제와 대체조제를 허용하는 악법으로 만든 것은 의사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의 작용이 아니면 로비스트에 의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는 의심까지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래서 전공의들이 약사법의 재개정을 요구하며 결사항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광주사제만 해도 복지부는 병원에서 보관하였다가 환자에게 놓아주어야 된다고 했고, 한나라당 당론도 이는 병원에서 하는 것이 옳다라고 했는데 국회 복지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한나라당 소속 김모위원이 당총재를 찾아가 이런 일은 우리 위원들에게 맡겨달라고 하여 의사 위원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민주당과 합의하여 차광주사제 마저도 환자가 약국에 가서 사와 병원에 다시 가서 주사를 맞게 하는 법으로 고쳤다.

환자가 약국에서 이 주사약을 사오는 과정에 빛에 노출되어 변질된 주사약을 맞고 사망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런 위험한 일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하는 법이 어찌 좋은 법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정부는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 의료계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된 법을 빨리 고쳐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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