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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시론 정부 1차 의약품분류를 보고
시론 정부 1차 의약품분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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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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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성(서울 강남구의사회장)
정부는 우리나라의 의약품 오남용의 상태가 심각하다며 예정대로 7월 1일 의약분업을 시행한다고 누차 강조해 왔다.

정부가 1차로 발표한 의약품 분류를 보면 전문약 58.3%, 일반약 41.7%였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이전보다 많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나 의약분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분류로는 너무나 미흡하다. 특히 피부외용제의 21.7%만이 전문약으로 분류되어 있어 피부외용제를 주로 사용하는 피부과 개원의들이 의약분업에 전혀 참여할 수 없도록 정부가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 영국 그리고 일본 등 선진국의 처방약(전문약) 비율이 8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의약품 분류가 얼마나 모순돼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고, 대중매체에서 자유롭게 광고하기 때문에 국민의 정서상 그리고 지식인의 대다수까지도 바르는 외용제는 부작용이 별로 없어서 전문약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TV매체 등에서 흔히 접했던 캄비손, 더마톱, 후시딘 등을 전문약으로 하자고 하면 눈을 크게 뜨고 놀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알게 모르게 약의 오남용 실태가 너무나도 심하여 복지부 담당자, 약사 그리고 시민단체 등도 심각성을 인지 못할 정도에 까지 깊숙히 약의 오남용에 젖어 있다.
의약분업이란 약의 오남용을 막아 국민의 건강을 바로지키자는 것이다. 거기에 목적을 두었을 때 만이 의약분업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약의 오남용 방지보다 의료비 절감과 약의 유통과정의 투명성만 강조하는 보건경제학적 측면에서 의약분업에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본질을 벗어나 정부는 국민의 건강은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불편과 부담만을 강조하는 왜곡된 의약분업안이 되고 있으며, 개원의들의 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들을 위하고 의약단체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이당에 고른 의학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인 의약분업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잘못되어 있는 의약품 분류, 그중에서도 피부외용제에 대한 의약품 분류를 처음부터 새로이 시작하여 모든 개원의들이 의약분업에 흔쾌히 동참할 수 있도록 선진국 수준의 객관성 있고, 신빙성 있는 분류를 빨리 제시해야 한다. 시간과 유관단체의 이익을 빌미로 더 이상 의약품 분류를 이대로 방치한 채 마무리 지으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을 재삼 강조한다.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모든 의사들이 즐거이 참여할 수 있는 참다움 의료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라면서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 분류만이 의약분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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