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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시론 미래는 없다
시론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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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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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원장(부산 김경수소아과)
현재 의사 사회는 정부에 의해서 생존권과 진료권이 송두리째 위협받는 대한민국 건국이래 제일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그로 인해 의사들은 각 직역별로 대동단결 하여 공권력을 휘두르는 정부와의 힘겨운 싸움을 아직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큰 불협화음 없이 각 직역들이 단결하여 집행부와 혼연일치가 되어 투쟁을 잘 전개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개인주의자들의 대명사이고 모래와 같았던 의사들이 이렇게 잘 단결이 되고 대다수의 의사들이 투쟁에 주체적으로 적극 동참하는 것은 참으로 예상 밖의 현상이다. 그러나 의사 전체가 이렇게 강력히 단결하고 파업까지 하면서 물질적, 정신적 손실을 입었지만 아직 정부로부터 얻은 성과물은 우리의 기대치 이하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과거를 한 번 돌이켜 보자. DJ 정부가 잘못된 의약분업을 입법예고 하였을 때 혹은 1차 약사법 개정을 하기 전에 이러한 대동단결과 결사항쟁의 각오로 강력히 투쟁했다면, 또한 그 이전에 부실한 의료보험 제도와 잘못된 의료정책을 개혁하라고 단결하여 줄기차게 외치면서 언론인 접촉을 통해서, 대 정부 로비를 통해서, 대 국회 로비를 통해서 지금과 같은 열정과 정성으로 집행부와 우리 회원 모두가 노력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적은 피해로 더 큰 결실을 얻었을 가능이 높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이전까지 의료계에 만연했던 여러 폐단적 요소들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대다수의 회원들은 어떻게 하면 환자를 많이 보아 자신의 수입을 올릴까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고 의료 정책이나 의사회의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바 그러한 지극히 개인주의적 사고가 그 첫 번째 폐단적 요소이고 잘못된 의료 정책이나 조세법, 의료법 등에 의해 직접 피해를 당하면서도 모이면 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만 했지 집단행동으로 고쳐 보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소극적 사고 방식이 그 두 번째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 문제를 고치는데 참여하려 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대신 해주기를 기다리는 의타적 사고 방식이 세 번째 요소일 것이고 그리고 네 번째 요소로서는 여러 문제점들을 개혁하는데 있어서 실질적,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의협 지도부를 선출할 때 대다수의 중앙대의원들이 학연, 지연, 감투배정 등의 관계로 지도부를 구성하여 의협을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구로 만들어 놓은 즉 의료계 지도층의 감투 지향적 양로원적 의식도 결정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로 인해 전 유성희 회장 같은 어리석은 자를 회장으로 선출하여 정부와 언론의 강압적 분위기 하에서라고 하지만 의약정 합의안에 너무 경솔하게 사인을 해줌으로써 지금까지의 의료계 투쟁에 있어서 두고두고 언론이나 정부나 시민 단체에 대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게 한 점은 통탄스러운 일이지 않는가.

의협의 지도부가 의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이 무사안일 하게 지내온 것과 그동안 대다수의 회원들도 자포자기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되어 온 여러 폐단적 행위 등에 대한 자업자득이 오늘의 황폐한 의료환경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의약분업을 강행하면서 의약품 실거래가 상환제를 실시하여 의사들의 숨통을 죄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대다수의 의사들이 생존권의 위협을 받지 않았다면, 이렇게 대동단결하여 대다수의 의사들이 자신의 재정적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강력히 투쟁할 수 있었겠는가. 지금 우리는 늦게 철이 든 것이다.

그러나 과거는 발전적 미래를 위한 거울이므로 이를 귀감으로 삼아 우리는 향후에 의사 사회에 이런 부정적인 풍조를 없애는데 각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투쟁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길 수 있었던 싸움을 우리는 어렵게 만들어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젊은 의사들은 의협을 개혁해야 된다고 한다. 그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우리 의사 대다수가 스스로 개혁이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 의사들은 의식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또한 대동 단결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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