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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체의학 접목해야 한다

시론 대체의학 접목해야 한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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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교수(덕성여대 경제학)

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줄여서 CAM) 혹은 대체의료(대체의학에 기초를 두고 있는 의료)는 통상 서양의학을 기준으로 양의에 기초를 두지 않고 있는 건강증진을 위한 접근방법과 치료방식을 묶어서 말한다. 따라서 CAM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폭넓은 종류와 범위를 자랑한다. 이를테면 CAM은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현재의 이환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해 행하는 침술, 약초, 동종요법(homeopathy), 치료적 맛사지, 전통적인 동양의학을 포함한다. 한마디로 표현하여 CAM은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 측면을 포괄하여 인간전체를 다루는 전인적인 접근방법(holistic approach)을 택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이를테면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보완 및 대안의학연구센타(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를 설치하여 범국가적으로 대체의학에 대한 과학적 연구, 전문인력의 양성, 대체의학지식의 확충·보급, 그리고 효능검정 및 서양의학과의 접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서 백악관에 대체의학정책 자문위원회를 신설하여 대체의학과 관련되는 주요정책수립을 위해 대통령을 보좌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1994년에 발표된 한 서베이결과는 미국의 전문의 중 60% 이상이 그들의 환자들에게 적어도 한차례 대체의료를 권했으며, 의사의 47%가 스스로 대체의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공표된 CAM이용에 관한 서베이결과에 의하면 전체 미국인 중 대체의료를 이용한 사람의 비율이 1990년의 33%에서 1997년에는 42%이상으로 증가되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수요자들의 요청에 의해 대체의료가 급속하게 보급되고 있는데 이들이 선호하는 대체의료를 보면 약초요법, 맛사지요법, 영양요법, 자가치료요법, 민속요법, 기치료요법, 동종요법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1997년에 이들 대체의료에 27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는데 이는 같은 해 미국인들이 모든 병원에 지불한 본인부담금을 능가하는 규모이다. 또한 1998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의 117개 의과대학 중 75개 의대에서 CAM과 관련하여 필수과목이나 선택과목을 개설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인구 10명당 1명의 비율로 대체의료인력과 상담하고 있을 정도로 CAM은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데 가장 이용자가 많은 것은 침술, 추나요법(chiropractic), 안마요법, 동종요법, 약초요법, 최면요법 등이다. 프랑스에서는 인구의 약 1/3이 CAM을 이용하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종요법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동종요법이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침술과 향기요법이 뒤따르고 있다.

이미 독일과 영국에서는 많은 경우 CAM이용을 공적의료보험의 급여로 뒷받침해 주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워싱턴주 등 일부 주에서 의료보험자가 CAM을 급여의 일부로 커버해 주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와 같이 CAM은 국민일반의 긍정적인 반응을 업고 서구사회에서 점차 자리를 굳혀가고 있으며 앞으로 유망한 성장산업의 하나로서 두드러진 발전을 계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대체의료의 이용자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서 임상적인 효능검증, 전문인력양성기관에 대한 공인, 전문인력에 대한 자격증부여, 의료분쟁사고의 처리 등 과학적, 법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진국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특정요법의 임상적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기준을 설정한다든가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파매체의 위력을 활용하는가 하면 출판물에 의한 집중공략으로 자칭 대체의학의 전문가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상업적인 한의사들은 한방의 과학화나 체계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노력보다는 비방이란 미명하에 부를 축적하는데 여념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침, 뜸, 부황의 경우 일찌기 자격증제도가 폐지되어 대부분 법적으로 무자격자에 의해 시술이 행하여지고 있어 의료행정의 공백상태를 보여 주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한방처방의 표준화를 유도하여 의료보험을 확대적용 한다든가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대체의료를 육성한다든가 하는 방안에 대해서 정책당국은 매우 소극적인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양,한방 협진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양방과 한방 또는 서양의학과 대체의학을 접목시켜 국민의 건강증진이나 질병퇴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 수요자들의 선택폭 확대, 의료제공자와 환자와의 관계개선, 의료이용의 비용 효과성제고 등이 실천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인간의 능력배양을 중시하고 있는 WHO의 이념을 보다 충실히 도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비교우위가 있는 대체의학산업을 육성하여 국제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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