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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사선 수가 인정해야
시론 방사선 수가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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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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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모 교수(서울의대 진단방사선과학)
지식기반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지식과 기술의 축적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선진 과학의 사회가 될수록 여러 과학기술 분야중 인간의 건강을 유지 촉진하고자 하는 인간생명과학(의과학)은 그 중심에 있다.

의과학 분야의 국제적 학술 활동은 향후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 예측에 중요한 일부분이 될 것인 바 그 중 방사선의학의 국제적 학술활동을 한 단면으로 조명하고 이어서 국내 진단방사선과의 현황을 짚어 보고자 한다.

방사선의학은 임상의학 분야 중 공학, 수학, 물리학 등 연계 학문분야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하여 왔고, 이를 기반으로 한 영상의학의 발전은 20세기 후반기 임상의학의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 방사선의학의 국제적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하여서는 세계 방사선의학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학회에서의 활동을 알 필요가 있는데, 그 대표적 학회는 북미방사선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이다 북미방사선의학회는 올 11월 25일부터 일주일간 시카고에서 제 87차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9·11테러 이후의 얼어붙은 항공여행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학회 참가자가 5만 명이 넘는 권위있는 학술대회이다. 이 학회의 공식 학술지는 'Radiology'로서 방사선의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학술지이다.

2001년도 북미방사선의학회에 발표한 연제(구연, 포스터 포함)를 국가별로 분석하여 볼 때 미국을 제외하면 독일이 266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일본 (260편)이고, 한국이 95편으로 3위이었다.

한국의 뒤를 이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의 순이었다. 또한 2000년 11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Radiology'에 논문으로 접수된 원고 편수는 미국이 773편, 일본 216편, 독일 193편에 이어서 한국이 84편으로 4위이고, 영국,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다. 접수된 원고 중 많은 수가 아직 미 출간 상태로서 출간 편수에 대한 자료는 없으나 접수된 원고 수에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국제무역 규모는 세계 150개 국가 중 10위 권에 있는데 비하여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학술지(SCI학술지) 게재 편수는 16위 권이어서 경제의 세계화에 비하여 과학기술 학문 분야의 세계화가 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분야에 따라 10위 권을 훨씬 뛰어 넘은 분야가 있으며 방사선의학이 그 대표적 학문분야로 세계 4위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있는 방사선의학의 국내 현주소는 어떠한가. 진단방사선과의 전공의 수를 보면 4년차 174명, 3년차 84명, 2년차 69명, 1년차 50명으로 현저하게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특히 1999년 이후로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다.

왜 이러한가 1999년 11월 보건복지부는 일방적으로 행위별통합수가제를 시행하면서 방사선과의사의 전문성을 수가에 반영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고, 200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행위별 상대가치에 입각한 수가가 적용되면서 방사선검사의 수가가 현저히 하향 책정되었다. 전문가 집단에서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실상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상대가치 책정 및 시행이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 방사선의학계가 정부의 왜곡된 정책에 의하여 학문 후속세대의 양성이 차단될 경우 어떠한 일이 발생할 것인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하나의 학문 분야가 고사할 것이며, 진료 면에서는 전문성과 수월성을 확보한 방사선학과 의사의 진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진료의 질적 퇴보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구하여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학문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진료면에서 우월성을 목표로 한다면 방사선과학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를 진료 수가에 반영함으로써 후속세대를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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