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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석기 혁명과 바이오혁명
시론 신석기 혁명과 바이오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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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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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일 원장(구자일신경정신과)
지식은 사회적 경험의 학습을 익힌 것이다. 태초에 인류가 생겨나고 구석기시대에 돌을 무기 삼아 지니고 동굴에서 무리 생활하던 시대의 지식은 별로 없을 것이다.


먹어도 될 것과 먹어서는 안될 것, 사냥 동물의 습성, 날씨? 그리고 성생활 정도였을까? 그나마 기록은 없었고 그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수준의 지식이다.

그렇게 100만년을 지나고 1만년전부터 신석기시대가 되는데 지식 개발과 축적이 혁명적이다. 그 첫번째가 농업과 목축의 시작이다. 경제적 생산수단의 발전은 출산능력과 평균수명의 연장, 폭발적 인구증가를 가져오게 되었다.

점차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사냥 능력에서 남자에 뒤쳐지던 여자들의 경제능력이 농사일이나 가축일, 또 가죽 획득에 따른 의복제조 등에서 모두 크게 증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불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게 되어 흙을 구워서 토기를 만들어냈다.

이는 곡식 저장수단, 요리수단이면서 상형문자의 기록판이 되기도 했으니 지식의 기록에 의한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공동체 안에는 재산이 생겨났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마을 성벽이 건설되었다.

그러자 모계사회에서 자유롭게 떠돌던 남자들, 가족을 돌보는 것이 구차해서 떠돌던 구석기시대 남자들은 이제 어떤 동물보다도 여자 사냥, 부족 정복이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된다.

신석기시대에 또한가지 특징은 분업의 시작이다. 농업발전으로 노동력이 남게 되니 이를 분업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마제석기, 즉 갈아 만든 돌연장은 곡식 수확 기구도 만들게 되지만, 좀더 잘 만들어서 옥기로 만든 상징물이나 옥으로 만든 무기가 등장한다. 물론 뼈로 만든 무기도 있었고, 바늘, 추 등 여러가지 도구들을 잘 만들어내는 전문기술자와 전쟁을 하는 병사 집단이 등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을 소유한 부족군장이 출현한다.

흔히 청동기시대에 청동무기에 의한 군장 출현을 생각하지만, 청동기를 주물로서 만들어낸 기술자들의 집단은 이미 신석기시대에 토기 제조, 석기 공구 제조로부터 출발하여 준비된 것이다.(5,000년 전 극동에서 황제, 치우가 청동기를 도입하여 쟁패할 때에, 중동의 슈메르는 천년 앞서 청동기를 도입해서 사용한 정복국가 체제였다)

의약도 신석기시대에 출발한 것이다. 초기의 침은 황하 북부의 돌을 가지고 사용했으며, 약초도 신석기시대에 주술, 의약용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물론 청동기시대 대규모 부족군장의 출현으로 더욱 고도의 집적 사회가 되고 기술자들이 세분화되고 의약도 발달되어, 황제, 신농, 복희 등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그 출발은 신석기시대에 축적된 지식인 것이다.

인류의 백만년 생장 과정에서, 불과 만년전의 신석기혁명에 이어 우리는 기십년전부터 오늘날 새로운 의약혁명기에 접어들었다.(산업혁명은 기본적인 섭식 패턴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으므로 현대의학의 항생제 발견 이후부터가 수명 연장에 혁명적이라고 본다)

바이오혁명이라고 해야 할까? 질병의 위험은 대폭 줄고, 평균 수명은 나날이 증가한 가운데서도 노화와 맞서 싸우게 되었다. 유전자 안에 숨겨진 수명을 다 채울 수 있기를 바라고 그 이상으로 연장되기를 바란다. 과연 유전자 안에 축적된 지식정보를 우리는 다 습득할 수나 있는 것일까 의심스럽지만 그렇게 노력해 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미시적으로 오늘 이 땅의 사정을 보면 이땅에서만은 바이오혁명을 봉쇄하고 다같이 평등하게 일찍 죽는 노예사회를 지향하는 석기시대 이전 수준의 인간들이 나타나 돌도끼 들고 종횡하며 역사를 반동적으로 끌고가려 하고 있다.

정수리에 정교한 일침을 놓아 빨리 제정신이 들게 해줄 청동기시대 투사만 있었어도 진작 막았을텐데 이 나라 평균수명 연장의 바이오혁명은 오로지 정복을 꿈꾸는 돌도끼 무리에 무산되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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