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열(강릉 동인병원 진단방사선과.가톨릭의대 명예교수)
희한(稀罕)한 相生의 攝理유난히 춥고 어두웠던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새 봄이 와 진달래꽃이 산에 펼쳐지면 종달새가 높이 날고
산새들이 얼어 붙었던 몸을 활짝 펴고 님을 찾아 新房을 꾸민다.
뻐꾸기는 산새를 선택해서 種族을 保存시킨다.
약삭빠른 뻐꾸기는 잽싸게 잔솔밭을 누비면서
産卵期에는 산 새의 집을 찾는다.
산새가 알을 낳고 잠시 집을 비우면 얼른 가서
자기 알을 낳아 놓고 쏜살같이 도망친다.
산새는 먹이를 싫컷 먹고 집에 돌아와 알을 품는다.
자기 알이 몇 개인 줄도 모르고 그냥 품는다.
때가 다 되어서 알이 孵化가 될 때쯤이면
뻐꾸기가 먼저 알을 까고 나와서는 심술궂게
버리적거려서 산새 새끼들을 집 밖으로 밀쳐버린다.
새카만 놈이 쭈그리고 앉아서 저보다 작은
어미 산새의 먹이를 받아 먹는다.
산새는 자기 새끼가 다 죽었는데도 그걸 모르고
자기 새끼 죽인 놈을 마냥 좋다며 수시로
맛있는 것을 잡아다 먹인다.
한참 물이 올라서 싱싱한 잎을 먹은 벌레들을
물어 다가 산 채로 꿀꺽꿀꺽 침을 삼키도록 맛있게 먹인다.
아가페(agape) 사랑 치고는 산새만큼 하는 것도 드믈다.
그 고얀 뻐꾸기 놈은 먹성도 좋아서 마냥 입을 딱 벌리고 있다.
기를 쓰고 벌레를 잡아다 먹이고 보면
뻐꾸기는 얼마 지나서 도망갈 준비를 한다.
슬그머니 집을 나와서 조금씩 날아 다니는데
그래도 약기는 도둑고양이 모양으로 약은 뻐꾸기인지라
소리만은 삑삑거리며 새소리를 낸다.
조그만 산새란 놈은 여기 저기 쫓아 다니면서
그냥 먹여주느라 야단이다.
뻐꾸기는 어느새 훌쩍 혼자 떠나서는 뻐꾹뻐꾹 한다.
여기서
뻐꾸기가 참 고얀놈처럼 생각이 되지만
너무 신기하지 않는가!
이러한 새들의 삶의 형태도 모두
하느님이 제작한 software 에 의해
행 해 지는 相生의 攝理라 생각된다.
강릉 동인병원 진단방사선과 김춘열(가톨릭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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