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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영남권 의사 궐기대회 후기

시론 영남권 의사 궐기대회 후기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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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부산광역시의사회 공보이사

9월 14일 오후 4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실패한 의료정책 바로잡기 영남, 제주권 의사 궐기대회'를 개최하여 약 1,800여명의 부산광역시의사회원과 660여명의 경남의사회원, 230여명의 울산광역시의사회원, 30여명의 제주도 의사회 회원들이 함께 자리를 하며 이번 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부산광역시의사회 역사상 처음 있는 영남권, 제주권 의사들이 함께 하는 대규모 옥외집회라는 의미 뿐 만이 아니라, 호남권을 제외한 다른 권역별 집회가 연기되는 와중에도 부산광역시의사회가 이번 부산 집회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흔들림 없이 집회를 성공리에 개최하여 자칫 사그라질 뻔하였던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열기를 살리는 불씨 역할을 하였다는 데에 그 큰 의의를 둘 수가 있겠다.

그리하여 대내적으로는 흐트러진 회원들의 결속력과 투쟁력을 다시 복원시키고 대한의협의 실추된 지도력을 다시 회복하여 조직의 전열을 가다듬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본다. 또한 대한의협 집행부에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심어주어 향후 투쟁을 능동적으로 진두지휘할 수 있는 하나의 터전을 만든 점에도 의의를 둘 수가 있겠다.

그 외의 대외적 의의로는 의약분업의 폐단을 시민들에게 직접 홍보하였다는 점과 전체 의사들이 의약분업의 혜택을 입은 자가 아니라 오히려 국민과 같은 잘못된 의약분업의 피해자라는 점과 현 의약분업의 철폐를 원한다는 사실을 많은 시민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었던 점이다.

그러므로 해서 시민들의 가슴속에도 의약분업 철폐를 완고히 거절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하였고 향후 이것이 불씨가 되어 국민들도 의약분업 철폐에 적극 동조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집회를 앞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다수 지역의 태풍에 의한 수해 피해가 심한 이 시점에서의 집회에 대한 언론이나 민심의 비난을 우려하였었고 이번 집회에 회원들의 참여도가 얼마나 될까하고 걱정을 많이 하였었지만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커다란 국민적 비난도 받지 않고서 이 집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내고야 말았다.

 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가 있었던 것은 부산광역시의사회 이사들의 강력한 투쟁의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대회 결행을 결심하시고 경찰청, 시청에 협조 요청을 적극적으로 해주시고 이번 집회를 진두지휘 하신 김대헌 부산광역시의사회장님의 공로가 제일 크다고 할 수가 있다.

또한 자신의 맡은바 임무를 열성적으로 해준 모든 상임이사들과 또한 각종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지해주신 구회장님들과 함께 부산광역시의사회를 믿고 따라준 일반 부산광역시의사회 회원들과 이날 함께 자리를 하였던 울산광역시, 경남, 제주도 회원들에게 그 공로가 있다고 본다.

 부산, 경남, 제주도 의사 회원들 약 2,500여명이 운집하였던 2시간여의 결의대회와 부산시청에서부터 서면 롯데 호텔까지의 약 6킬로미터에 이르는 시내 중심도로의 1시간 가량의 가두행진에서는 어떠한 불상사도 없었고 시민들로부터의 비난이나 방해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호응을 받았고 가두행진으로 인한 교통 통제의 불편마저 시민들은 잘 참아 주었고 우리들의 주장이 씌어진 만장을 열심히 봐주었다.

 지역 언론사나 방송국에서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한다거나 심한 비난을 하지 않았다. 대한의협이 지난번 중국 민항기 추락사건 때의 파업결정 유보로 실추되었던 지도력과 신뢰를 다시 만회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이번의 지역별 릴레이식 의약분업 철폐 결의대회는 호남권에서의 결의대회로 시작이 되어 부산에서의 마지막 결의대회를 끝으로 일단은 끝이 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러 시도의사회에서의 결의대회 연기로 인해 이번 릴레이식 권역별 결의대회는 반쪽의 성공만을 거두었다는 느낌이 든다. 호남에서는 태풍에도 불구하고 결행함으로써 그 시작은 되었지만 태풍으로 인한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재난이 생김으로 해서 이를 이유로 충청권의사회와 대구, 경북의사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권역인 수도권의사회마저도 연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연기를 하면서도 해당 의사회에서는 언제 다시 개최한다는 명확한 의지 표명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연기의 배경이 그 지역 의사회 지도자들의 순수하고 현명한 의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비겁하고 생각이 깊지 못하고 속이 좁은 비겁함에 의한 것인지는 역사가 판가름해 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오해와 불신을 받지 않으려거든 집회를 연기한 시도의사회장들은 조만간 다시 개최할 일시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릴레이식 결의대회를 9월 내에 결행하기로 하였던 그 이유와 목적은 한나라당은 9월 말에, 민주당은 10월 초순에 대통령선거 공약을 결정짓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추어 그 이전에 전국의사들의 결집된 단결력으로 정치권이 선거공약이나 각종 당의 기본정책을 올바르게 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이다.

또한 국민들에게도 의약분업의 폐단을 널리 알려 국민들도 정치권에 대해 의약분업 철폐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었다고 본다. 당의 공약이나 정책이 한번 정해지면 고쳐지기가 엄청나게 어렵고 잘못된 공약에 의한 의료계의 피해는 막심하다는 사실은 현 의약분업이 민주당의 공약 사항이라서 강행되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잘 알 수가 있을 것이다.이번 권역별 릴레이 집회의 대미를 장식하고 나서 느끼는 점들을 열거해보려고 한다.

 이번의 권역별 집회는 국건투에서 결정된 사항으로서 투쟁의 열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를 5권역별로 분류하여 집회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대한의협이 이를 추인하였던 것이고 그 일정도 미리 잡아 놓았었던 것이다. 그런데 9월초에 태풍으로 인해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심각한 수해 피해가 생기자 일부 시도의사회장들이 집회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하고 집회의 연기를 단행하였던 것이다.

 이 와중에 부산광역시의사회에도 범국민적 수해 피해를 고려한 일부 지도자들의 연기론의 압력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로인해 부산시의사회에서는 현 시점에서의 의사집회에 대한 여론과 민심의 동향을 분석하였는바 현재의 민심도 현 의약분업의 철폐를 대다수가 바라고 있다고 판단이 되었고 현 의약분업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도 수해 피해의 고통 못지 않다는 것과 또한 각 당의 대선 공약이 확정되기 전에 잘못된 의약분업을 전국적으로 여론화 시켜야 한다는 시기의 급박함과 또한 대한의협의 조직 지도력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이유에 의거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회를 결행하게 되었다.

또한 국민들로부터의 비난을 받을 소지를 상쇄하기 위해 1억원 상당의 수해민 성금 모금행사도 결의하였고 상설 재해지역 특별의료 봉사단 발대식도 함께 거행하였다. 그로 인해 경찰청이나 시청 등에서도 최대한의 협조를 받아낼 수가 있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이번 집회로 꺼져가는 전국 회원들의 투쟁의지에 불을 지피고 타 시도의사회의 투쟁의지를 고취시키고 실추된 대한의협의 지도력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또한 호남권에서의 집회 이후에 사그라지던 회원들의 투쟁의지를 고취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회를 철저히 준비하였었고 대회 2주일 전부터 구의사회장님과의 모임, 병원협회와 의과대학 학장들과의 모임, 구의사회 총무들과의 모임, 전 반의사회장들과의 모임, 전공의, 의과대학생과의 모임을 통해 준비를 철저히 하였고 드디어 9월 14일 결의대회는 부산시내의 번화가를 가두행진하는 것으로 그 대미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집회가 예정대로의 전국적인 릴레이식 집회가 되지 못해 전국적인 여론화가 되지 못하여 그 효과가 반감되었던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 현 상황이 어떠한가, 의료계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진료권의 심대한 제약과 훼손을 겪고 있고 그 미래 또한 먹구름 투성이가 아닌가.

 이러하듯 의료계가 심각한 시점인데도 너무 지나치게 국민과 여론의 눈치를 보며 대정부 투쟁다운 투쟁을 못한다는 것은 우리의 심각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거나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본다. 만약 현실적으로 그러한 국민적 질타의 위험이 농후하다면 다음 집회의 시기를 명확히 해두거나 비난을 상쇄시킬만한 큰 행사를 병행하든지 대회를 옥내집회로 하든지 그 상황에 맞게 대처를 했어야 했다.

 지금과 같은 절호의 시기를 놓치고 나서 의료계가 단체 행동을 한들 정치권에서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져주겠는가. 그리고 새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집권 첫 해에는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의료계 죽이기에 또 나설 줄도 모르는데 그때는 정말로 역부족이 되고 말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지금과 같이 현 정부의 집권말기의 권력 누수로 인해 힘이 없는 상황에 우리가 대동단결하여 강력히 투쟁한다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제일 높은 시기인데도 이 시기를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 대한의협의 현실과 일반 회원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의약분업이 강행되기 전에 그렇게도 많던 정의롭고 용감하던 투사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정부의 힘이 막강하던 그 시기에도 분연히 정부에 맞서 싸워 정부와의 투쟁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었지 않았던가.

지금은 현 정권의 힘이 제일 약한 시기이고 우리 의료계가 대동단결하여 강력히 투쟁한다면 승리의 확률이 제일 높은 시기인데도 대동단결된 투쟁을 못하는 이 현실의 아이러니와 함께 커다란 비애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까지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누구의 탓인가. 이점에 대해서는 회원들을 잘 이끌지 못한 의료계의 지도자들은 깊이 반성을 해야 된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시기일수록 의료계의 지도자들은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는 냉철한 지혜와 강한 의지력과 투쟁력을 발휘해야 한다.

현 사태의 위급함을 제대로 모르거나 의료계에 대한 실망으로 자포자기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현 사태를 제대로 홍보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투쟁의지를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가 앞에 나서서 회원들을 이끌고 가야한다. 회원들이 자신을 밀고 가야 된다는 식의 안일한 태도는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할 지도자는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회원들은 이번 수해로 연기된 여러 권역 의사회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한다. 연기한다고 하면서 어느 시기에 다시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도 없는 연기는 결국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각 지역의사회의 지도자들이 대한의협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면 대한의협은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하고 말게 되고 대한의협은 아무런 대정부 투쟁도 주도하지를 못하고 말 것이다.

그에 의한 정부 탄압의 직접적인 피해는 모든 회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자명할 것이다. 의료계의 일부 비겁한 지도자들이여,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하라. 아울러 우리 일반 회원들도 각성하고 의사회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비판하며 대한의협의 합리적인 지시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따라야 할 것이다. 이번 부산 대회가 불씨가 되어 전국적인 회원들의 투쟁 의지와 조직력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의권은 우리 스스로의 투쟁에 의해서만이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가 이때까지의 대정부 투쟁에서 얻어낸 값진 교훈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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