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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의 노벨상 한국의 조개구이집
시론 일본의 노벨상 한국의 조개구이집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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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동(서울 강남 21세기 의원)

며칠 전 금년도 노벨상 기초분야의 물리학과 화학상 수상자로 두 명의 일본인이 선정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수 년간 지속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여러 가지 회의적인 일본에 대한 평가 속에서 이루어진 쾌거였다. 별로 아는 바는 없지만 노벨상의 기초분야의 수상을 한다는 것은 수상 자체의 영예보다 그 나라의 저력과 향후 잠재력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런 점에서 또 한번 일본은 우리보다는 훨씬 앞서있는 국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일본의 이런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기업 임원과 유명대학의 교수가 부친의 우동집을 물려받기 위해 자신의 다니던 직장과 사회적 지위를 버리고 가업을 잇는다는 일본 사람들의 외신을 간혹 접하게 되는데 단순한 가쉽거리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국내 벤처 열풍 속에서 부자로 성공한 중국집 사장이 자신은 벤처기업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짜장면을 많이 팔아준 회사의 몰락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는 한 경제신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그 기사를 보면서 그 중국집 사장은 수 십년간 중국집 주방장 생활을 하면서 갈고 닦아온 자신만의 노하우와 벤처기업의 직원에 대한 24시간 자장면 배달을 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그와 같은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충분히 준비된 사람이었다고 평가한다.

삼 사십대가 넘는 사람이라면 동네 골목골목을 온통 하얀 연기로 뒤덮었던 조개구이집을 기억할 것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정도로 들어차서 밤 하늘에 하얀 연기를 내뿜던 조개구이집들이 온통 자취를 감춰 지금은 간혹 친구와 함께 조개구이에 소주 한 잔 생각이 나도 도심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과 가업을 잇는 장인정신, 그리고 우리의 준비되지 못하고 성숙되지 못한 벤처열풍과 조개구이집이 참으로 대비된다는 느낌을 자꾸만 지울 수 없다.

반짝하는 단 순간의 행운이나 한탕주의가 아닌 진정한 장인정신과 오랜 기간 준비하고 노력한 사람을 인정해주는 사회, 여기에는 국가의 정책과 그 민족 구성원들의 문화 그리고 전문가들의 자성은 물론이고 투철한 장인정신과 철학적인 성숙함이 뒷 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향후 21세기에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될 수 있는 토양을 하루속히 조성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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