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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건강보험 재정립위해 노력할 터..."
"건강보험 재정립위해 노력할 터..."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5.03.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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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장 박은철씨

  건강보험분야의 대표적인 주자 중 한 사람인 전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국립암센터 연구원)가 지난 3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 실장으로 임명됐다.
  박은철 실장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서 건강보험수가(상대가치점수) 연구에 깊이 관여 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국립암센터로 자리를 옮겨 '암'과 관련된 정부 연구사업에 매진하고 있다.이러한 그가 국립암센터로 자리를 옮긴지 6개월만에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장을 겸직하게 돼 주위로부터 "일 복이 터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사연구실에 온지 40여일 밖에 되지 않는 박 실장은 앞으로 5년 동안은 건강보험 재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재정립 작업이 끝나면 건강보험의 틀을 바꾸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그러나 박 실장은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중책을 맡았다며 다소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박 실장은 심사평가원이 심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건실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조사연구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연구실 인력들이 각 분야에서 '스타 연구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가지 일을 모두 열심히 하고 싶다는 박 실장의 건강보험에 대한 애정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보면서 그가 제시하는 건강보험 재정립의 방향을 살짝 들여다보고자 한다.
 

■ 상대가치점수 연구에 중추적 역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시절 박은철 실장은 현 수가체계의 기본 틀이 되는 상대가치점수 연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9월 갑자기 국립암센터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문을 사기에 충분했다.

박 실장은 "우리나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과 관련된 풍부한 데이터가 국립암센터와 심사평가원에 있기 때문에 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며, 학교에서는 제한받았던 각종 연구들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자리를 옮겼다"고 자리를 옮긴 사연을 짤막하게 말했다.

■ 심혈기울인 연구 정부정책 반영에 기여

박 실장은 "공단 연구센터 인력은 많은 반면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의료와 건강보험 모두를 이해하는 연구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에 조사연구실장으로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 조건을 골고루 갖췄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조사연구실장에 임명된 이상 소신과 정열을 다해 일할 것을 다짐했다.

박 실장은 "학교에서는 학자로서의 주장을 했지만 공기관보다는 책임이 덜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립암센터와 심사평가원에 있다보니 책임감이 따르는 것은 물론 행동과 말이 조심스럽다는 단점이 있다"고 귀뜸했다.그러나 "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어 행동이 조심스러운 반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결과를 내놓았을 때 정부정책에 반영되는 부분에 있어 더 많은 길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결과가 정책에 더 근접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이유로 박 실장은 '암'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를 국민들에게 많이 알리고 이해시키는 일에도 중점을 둘 계획도 갖고 있다.

■ 건강보험 관련 통계자료 하나로 모으기

박 실장은 국립암센터와 심사평가원에 아무리 많은 자료와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분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쉽도록 제대로 조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급여, 비급여, 소득에 따른 부과기준 등의 자료가 분산되어 있어 이를 모으는 작업(data set)을 통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하고싶다는 것.

박 실장은 이러한 작업을 학교에 있을 때에도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못해 포기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토로했다.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기에 그는 data set화가 되면 급여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싶다고.박 실장은 "앞으로 건강보험은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다.무엇을 먼저 급여로 보장하고, 무엇을 나중에 보장해야 하는지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건강보험과 관련된 연구를 그 누구보다도 깊이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학교에서의 연구활동도 만족하지만 학교라는 테두리 때문에 진정으로 원했던 연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박 실장이 충분한 연구비가 보장되어 있는 국립암센터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정을 십분 이해하는 주위 선배들은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에 힘들지 않겠냐는 걱정도 하지만 건강보험이라는 큰 틀에서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를 바란다며 열렬한 응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박 실장은 암센터에서 건강보험과 관련된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암'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며, "'암'을 대표선수로 내세운 건강보험 바로잡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사연구실 변화를 기대한다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이 제 모습을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2년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연구를 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갖추는 데 정성을 쏟아부은 것도 최근의 일이다.지금까지 시스템을 갖추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연구결과를 놓고 승부를 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외부의 관심 또한 크다.

박 실장은 "연구인력은 우수하지만 그동안 조사연구실을 이끌어 갈 '선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조사연구실 정체성을 확실히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심사평가원은 의료보험연합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7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지만 자신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며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이러한 그 이기에 앞으로 심사평가원은 심사와 실사에 대한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고 심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 보다 건실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구원 심평원 간판스타로 만들고파

박 실장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평가의 큰 틀을 잡아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조사연구실이 수가, 급여범위 등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실장은 조사연구실 정체성 확립과 맞물려 심사평가원의 대표적인 '간판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자신있게 했다.

박 실장은 "연구원들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어 가는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며, 각 분야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고, 소위 '스타'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들을 각종 학회에 많이 참여하게 하고, 인정을 받게 하는 것은 물론 학술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연구를 대중화 하는 방안도 구상중에 있는 듯 하다.

박 실장은 조사연구실 연구인력은 심사평가원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들이 심사평가원을 대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보건의료정책 다양성 부족하다"

박 실장은 현재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중요한 문제 하나를 지적했다.그것은 정부가 보장성 강화, 부담형평성, 공단운영 효율성 등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의견들만 잘 취합해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건강보험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박 실장이 암센터와 심사평가원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여러가지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그이지만 자신있게 두 가지 일을 해내겠다는 각오는 믿음을 갖게한다.

1년은 짧지만 길다.짧은 시간 동안 조사연구실의 위상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새로운 틀을 잡아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열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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