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 나누는 사랑...함께해요"
"열린 마음, 나누는 사랑...함께해요"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5.03.21 11:2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개월마다 헌혈하는 강흥식 원장

  지난해 12월 13일 분당서울대병원의 헌혈실 한켠에는 침대에 누워 한쪽 손을 부지런히 쥐락펴락하는 헌혈자가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 직후라 직원은 물론 일반 헌혈자의 발걸음도 뜸한 가운데 홀로 누워 헌혈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 병원의 강흥식 원장(54).
  지난해 6월 '제1회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병원 전직원과 방문객이 동참한 '사랑의 헌혈' 운동을 시작으로, 헌혈의 길에 들어선 강 원장은 이제 '헌혈 메신저'를 자처하고 있다.이후 3개월 마다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쳐가며 사랑의 헌혈을 실천하고 있는 강 원장이 지난 9월 헌혈후 다시 헌혈이 가능해진 3개월이 되는 이날 일찌감치 점심식사를 마치고 헌혈실로 향한 것이다. 2004년 갑신년 한 해를 마감하면서 세 번째 헌혈을 함으로써, 자신과의 소중한 약속은 물론 교직원들에게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며 진정한 이웃사랑과 나눔정신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었다.

"혈액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 사회의 인정이 너무 메말라 가는 것 같아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베푸는 미덕이 아쉽습니다."

강 원장의 말대로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생명을 나누려는 마음과 헌혈실까지의 거리가 멀기만 하다. 2003년 현재 국내 헌혈자는 256만여명으로 혈액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헌혈의 감소 현상이 이대로 유지되면 현재 10% 정도 부족한 혈액 공급이 2025년에는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질병이 많은 노년층 인구는 늘어나는데 반해 헌혈을 하는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인구구조 까지 겹쳐 혈액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우려마저 있다.

이처럼 혈액이 모자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발적인 헌혈에의 참여가 간절할 때, 강 원장 스스로  병원 내 헌혈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진다', '타인의 병이 옮는다' 등 헌혈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은 여전히 일반인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응급혈액 비축분이 부족해서 혈액창고가 바닥이 나고, 혈액 수입에 드는 외화도 엄청나다'는 거창한 이유를 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열린 마음'과 '나누는 사랑'의 가치는 헌혈을 통해 가장 빛을 낸다는 사실과, 헌혈이 활발한 사회는 건강하고 반대인 경우는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사회라는 말은 하고 싶습니다."

대가없이 자신이 가진 건강의 작은 부분을 병든 이웃과 나눌 수 있음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강 원장은 생명 나눔의 정신이 그 어떤 것보다도 숭고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흔히 자신의 것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을 거창하게 여겨 제대로 마음을 먹어야 실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쉽고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나누는 문화가 아쉽기만 하다.

"외국에서는 결혼기념일을 비롯해 취직·승진·입학·졸업·결혼 등 기쁜 일이 생기면 일종의 의식처럼 헌혈하러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쁨은 나눌 때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눌 때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흔히, 받는 일에는 익숙하면서도 주는 것에는 참으로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먼저 베풀고, 다른 이들과 나눠야 나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갑신년 한 해 동안 직장과 가정에서 만들어진 숱한 추억들로 세월의 외투를 한 겹 더 껴입게 된 이 때, 강 원장은 을유년 한 해를 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헌혈을 제안한다.

"헌혈할 때마다, 공짜로 검진받는 기분입니다. 헌혈하면 B형 간염·C형 간염 검사 등이 가능해 자동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나누면서 동시에 받는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합니다. 헌혈 캠페인을 통해 하나, 둘 모인 헌혈증이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줍니다. 누구보다도 환자의 고통을 옆에서 보고 느껴온 병원의 임직원들이 그들의 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혈을 할 수 있는, '건강'이라는 큰 선물을 받고 태어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이 헌혈"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강 원장 집무실의 올해 달력에는 이미 3개월 마다 헌혈하는 날에 '사랑의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사랑의 실천자. 강 원장의 의미있는 동그라미들이 하나 둘씩 늘어갈수록 그가 말한 진정한 생명의 불씨는 활활 타오를 것이다.

"헌혈로 가장 쉽게, 기꺼운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세요. 생명의 불씨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지킬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