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인증 획득 의료기관 증가세
"병원 이미지 제고·환자 만족 서비스에 도움"
ISO 9001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병원의 경영시스템을 체계화하고 환자 만족 서비스를 전문화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국제표준화기구)는 1947년 설립, 모든 분야의 국제표준화를 취급하고 있는 비정부간 기구다.
ISO 9000 시리즈는 1987년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품질경영과 품질보증에 관한 규격으로, 자사에 맞는 품질경영시스템을 수립해 제3자 인증기관으로부터 제품생산과정 등의 품질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을 인정받는 제도다.
품질경영을 위한 기본요소를 규정, 이 요소들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지침을 제시하고 있어 품질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병원가에서는 주로 서비스의 전부분에 대한 품질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적용하는 ISO 9001 및 ISO 9002를 획득하고 있다.
◆국내 현황=병원계에서 최초로 ISO 인증을 받은 곳은 광주 동아병원으로 1999년 12월 획득했다.동아병원에 앞서 종합검진기관인 한국의학연구소가 99년 8월, 임상검사 전문기관인 녹십자 의료재단이 99년 12월에 ISO 9002를 각각 획득했다.
2002년 이후 ISO 인증을 획득하는 의료기관이 점차 늘어나면서 2003년 의료법인 이원의료재단 이원임상센터가 '임상검사 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운영 및 관리' 부문에서 ISO 9000을 획득한 것을 비롯, 삼성제일병원 불임센터·대한적십자사혈액원·강남미즈메디병원 등으로 증가했다.
한국인정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35개 ISO 인증기관에 등록된 의료기관은 총 20여군데로, 외국 인증기관에 등록된 곳까지 합하면 ISO 인증을 획득한 의료기관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2000년 두세 군데에 불과했던 ISO 인증 획득 의료기관이 5년 새 6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ISO 인증 획득의 효과=병원 경영 컨설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ISO 9000 인증 효과로 ▲병원 이미지 제고로 매출 증대 ▲병원 내외부 신뢰성 증대 ▲조세감면에 의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감면 ▲신용보증기금 신용도 평가시 인증획득 병원에 가산점 부여 ▲서비스 혁신을 기반으로 한 병원의 노하우 축적 등을 제시했다.
지난 달 '의료 서비스 부문'에서 한국표준협회로부터 ISO 9001인증을 획득, 2004년 획득한 '불임의료서비스 제공'과 '불임의료시설 유지관리 서비스' 부문 인증까지 합쳐 한 의료기관에서 총 3개 부문에서 ISO 9001인증을 획득한 기록을 세운 강남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원장은 "의료개방에 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전문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ISO 인증을 준비하게 됐다"며 "기존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 업무의 효율성이 증대됐으며,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ISO 인증을 획득한 지 5년째인 광주 동아병원 김종현 기획실장은 "병원 시스템이 점차 안정돼 지금은 체계가 많이 잡힌 상태며, 일년에 한 두번 심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을 정비·보완할 수 있는 게 치료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돼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ISO 인증을 획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원한 지 얼마 안 되는 병원의 ISO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송한성 서울연합의원장(KFM 네트워크)은 "ISO 인증은 환자들에게는 병원 만족도를 높여주고 의사 입장에서는 매출을 증대시켜주며 직원들에게는 고객관리 마인드를 키워줘 경영의 품질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송 원장은 특히 "병원급의 세세한 관리 품질 시스템은 의원급에는 적절치 못한 게 단점이었으나, ISO 9001은 의원급 병원에서도 내용 구축이 쉽기 대문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여기에 회계 모델을 덧붙이면 최적의 품질경영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 획득 절차=ISO 인증을 획득한 기관들의 준비 기간은 보통 6개월~1년이다.
인증 획득을 신청하면 연수기관(한국능률기관·한국표준협회·한국생산성본부)으로부터 서류심사를 받는다.심사 일정을 조절한 뒤에는 예비방문이 있는데 이때 신청한 병원의 개황을 파악하고 심사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는지를 살핀다.
예비방문 뒤에는 품질매뉴얼 심사가 있다.인증을 획득한 기관들은 하나같이 방대한 매뉴얼을 작성하기보다는 병원의 기존 업무 절차 및 시스템에 맞춰 체계적으로 매뉴얼을 작성하라고 충고한다.
이원 임상센터의 양경모 검사실장은 "ISO 인증은 획득한 게 전부가 아니라 꾸준히 갱신하는 과정을 통해서 기존의 업무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게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병원의 기존 업무 절차를 제대로 파악해 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매뉴얼이 ISO 9000과 합치한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실사가 시작된다.보통 2~3명이 3일~1주일간 심사하며 품질 매뉴얼 및 기타 품질관리 문서에 따라 병원의 품질관리조직이 구축되어 있는지, 품질매뉴얼에 나온 절차대로 작업이 수행되고 있는지를 심사한다.
실사 뒤 판정위원회로부터 합격·불합격·판정보류 결정이 나며 판정보류된 병원은 일정기간 내 재심사를 받을 수 있다.
ISO 인증은 획득한 후에도 6개월마다 사후관리를, 3년마다 재심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