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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말 짜증나는 의약분업 정책평가

시론 정말 짜증나는 의약분업 정책평가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4.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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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이화의대 예방의학교실)

지난 4월 3일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에서는 조제위임제도로 불리우는 의약분업의 평가수순을 밟기 위하여 '의약분업 성과평가를 위한 기초연구'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정보 공개 자료로 보건복지부 공식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는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의약분업 재평가를 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발표된 최초의 공식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초연구의 틀에 따라 앞으로 직접 자료를 이용한 본격적인 의약분업 성과평가에 대한 연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쓸데없는 돈을 낭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동안의 평가보고서들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먼저 싼 비용의 기초설계도를 제안해서 별 말이 없으면 그대로 진행하여 그 책임을 면해 보겠다는 연구진 및 정부의 의지가 표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을 보면 10개만이 나열되어 있는데 정부정책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보고서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보고서를 기초로 이 보고서를 만들었으며,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와 향후 사용할 지표들에 대하여 이미 조율이 되었으리라 본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 결과도 과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리란 예측이 가능하다.

그동안 의약분업 정책 실패에 대한 수많은 연구보고서들이 나왔으며, 필자가 조직한 '의약분업정책평가연구회'의 연구보고서도 이미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진들에게 전달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서들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보고서들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를 실시했다고 하면 방법론에 있어서도 이들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결국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의 의도와 전혀 다른 평가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적인 예를 들면 의약분업 정책목표로 그동안 정부가 표명해 왔던 정책목표와 전혀 다른 '의약분업 제도 자체적 목표'라는 얼토당토않은 목표를 연구목표로 만들어 이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계획서를 수립한 것이다.

그동안 표명하여 왔던 정책목표는 정상적인 연구방법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으므로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검토해 볼 때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좋은 목표들만을 골라 연구의 목표로 삼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 외에도 수많은 문제를 내재한 연구계획서를 일일이 이 자리에서 질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국회에서 객관적 의약분업 정책평가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고, 언론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약분업에 대한 재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하게 된 연유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와 보건사회연구원은 곰곰이 생각해 주길 바란다.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론의 장을 만들어 작성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본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번 개혁의 의지를 가져주길 바라는 바이다.

지금의 연구계획서와 같은 것을 작성하느라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또 앞으로 의약분업 정책이 성공적임을 떠들기 위한 연구진들을 주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정말 짜증납니다. 쓸데없는 연구 이제 그만 하세요. 세금이 아깝지 않나요? 차라리 아까운 혈세를 저소득층의 의료비 지원에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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