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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IMS는 침술과 다르다

시론 IMS는 침술과 다르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5.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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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강(포천중문의대 교수)

만성통증 환자는 정말 많은 것 같다. 통증 클리닉이나 척추관절 클리닉은 물론이거니와 고혈압이나 당뇨환자들이 줄지어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내과환자들에게도 물어보면 상당한 수가 통증을 가지고 있다.아무런 이유없이 그저 건강검진을 하러온 환자들과 상담을 해봐도 또한 만성통증 환자들이 상당수이다.

특별한 신경학적 이상 징후는 없으면서 의과대학과 수련의 시절에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방사선이나 CT, MRI등의 검사를 해봐도 분명한 통증병소가 나타나지 않는 두통환자, 어깨가 아프다던가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처방하면서 때때로 의사로서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만성 통증이 왜 오는가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결과들만 이해해도 많은 의문이 풀리게 된다. 분명한 해부학적 병소가 없더라도 신경에 대한 기계적인 반복자극이나 신경주위 구조로부터 분비된 화학적 분비매개물, 인체의 면역반응 만으로도 만성통증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왜 병리해부학적 검사로 병소가 찾아지지 않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말초신경 침해수용체의 역치 감소현상, 척수에서의 wind-up, calcium current의 증가, NMDA 수용체의 변화가 생기고 진행되면 세포내 kinase의 인산화로 인한 흥분성 증가, 흥분성 신경시냅스의 전달증강, 신경계의 disinhibition이 오고 결국에는 각종 시그널분자물질이나 전달물질, 이온 채널이나 구조적 단백발현의 변화, 척수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괴사, glial cell의 통증관여, 감각수용 영역의 확장, 통증에 관여하지 않는 A beta fiber의 C fiber층으로의 sprouting, 만성통증환자들의 비정상적인 functional MRI소견같은 연구결과들만 봐도 병리해부학적 이상이 통증의 유발인자와 일치하지는 않는다.설사 통증 유발인자를 제거한다해도 때를 놓치면 결국은 지긋지긋한 만성통증 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만성통증에 대한 이해없이 진단과 치료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많은 돈을 들여 만성통증 치료와는 무관한 진단을 내리고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를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게 된다.  

■ IMS란?

의사가 침을 사용한다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어가고 있는 이때에 유독 한국에서 작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하여 움츠러든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IMS는 위에 기술한 만성통증의 연구결과들과 해부학,생리학을 바탕으로 인체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인 척수신경을 중심으로 바늘을 사용하여 때론 미세한 기계적조작, 때로는 기능적인 신경자극 시술을 하는 치료법이므로 근본적으로 동양침술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 예를 들어 40세 된 여자 환자가 외측 팔꿈치의 통증으로 내원을 하였다. 일반적으로는 팔꿈치 외측을 만지고 만져진 부위에 이상이 확인되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에 잘 듣지 않거나 스테로이드 주사의 적응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니 어쩌면 스테로이드 주사에 앞서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서 외측 팔꿈치가 아프면 6번 경추의 횡돌기 주위, 후관절 부위, 그리고 6번 분절의 피부와 근육, 골막에 해당하는 부위를 차례로 촉진하게 된다. 그리하여 만일 일관되도록 6번 경추신경 분절을 따르면서 외측 팔꿈치의 구조적 이상이 없다면 6번 경추신경 주위의 심부근에 자극을 주게 되는데 이러한 방법을 Gunn's IMS(Intramuscular Nerve Stimulation)라 한다.

혹은 극심한 통증을 피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6번 경추 신경 뿌리에 인접한 부위의 근막에 바늘을 넣고 바늘을 회전시키게 된다. 이는 신경 뿌리 근처에 미세한 전류를 유발시키고 또한 장기전인 손상전류(current of Injury)를 남기게 된다.

만일 힘줄의 영양성 변화가 크거나 주위와의 유착이 심각한 경우 단순한 자극보다 유착을 박리하거나 힘줄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키려는 목적에서 보다 큰 둥근 바늘(안스니들, Ahn's needle)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신경자극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거나 부분적인 유착을 해제시키는 방법이 IMNS(Intimate Microadhesiolysis and Nerve Stimulation)라는 것이다.

만일 여러 분절에 걸진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면 이는 투시경하에서 집중적이고 정밀한 시술이 가해져야 하며 이를 '투시경하 중재적 신경자극 및 유착 박리술'(Fluoroscopic guide Interventional Microadhesiolysis and Nerve Stimulation, FIMNS)이라 한다.

보다 간단하게 6번 경추 신경의 지배를 받는 분절의 근육의 운동점이나 압통점에 바늘을 찌르거나 전기적 혹은 자기적 자극을 가하는 것을 Needle TENS 혹은 일부에서 단순 IMS라고 부르는 것이다.

■ 동양의 침술과 다른 점

이러한 시술들이 행해지는 이론적인 근거는 쉐링턴 이후의 가장 위대한 생리학자중의 한 분인 하버드의 닥터 케논의 '신경 손상의 법칙'과 노르웨이의 생리학자인 닥터 로모의 '수용체 초과민성에 대한 실험'등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 어떤 것도 충분한 이학적 검사에 의하여 치료의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는 면에서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IMS가 동양의 침술과는 다른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반드시 이학적 검사에 의하여 분절성(segmental) 혹은 상분절성(suprasegmental) 진단을 내리고 역시 이학적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에 의하여 치료의 방법이 결정되며 또한 치료 직후 신경 반사로 인한 신경수용체의 변화를 확인하는 작업이 일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적 이론에 의하여 바둑판에 바둑알을 놓듯이 자침하는 것은 의사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진단도 없고 치료 후의 결과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동양적 침술을 의학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한국에서의 IMS

한국에서의 IMS는 경이로울 정도로 빨리 성장하였다. 마취과 학회 산하의 한국 IMS학회가 있으며 초대 회장에 카톨릭 의대 이철우 교수, 그리고 현 회장에 서울대 이상철 교수님이 회장을 맡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복원의학회라는 조직이 있으며 연세대학교 윤방부 교수님이 회장을 맡고 있다.

IMS의 창시자이며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 임상교수인 건(Chan Gunn)교수는 "한국의 IMS의 수준이 단연 세계 최고이고 상당수의 유효한 기술들이 한국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한국이 종주국이나 다름없다"는 내용을 국내외적으로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 그리고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것이라 하였다.

IMS가 역사상에 남을 수 있는 학문이 되도록 보호하고 육성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포천 중문의대 교수·강남 차병원 만성 통증 연구소장·대한 IMS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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