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67개 항목 의학적 타당성 등 고려"
복지부, 의약계 의견수렴 1일부터 적용
의료계와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온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의학적 타당성을 반영해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건강보험혁신 TF를 구성, 치료횟수·치료기간·대상질환·사용량 등을 제한하는 1717개의 건강보험 급여기준 항목 가운데 의학적 타당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개선이 필요한 604개 항목에 대해 세부적인 검토를 벌여 왔다．
복지부는 최근 18개 약제기준 항목을 개선한데 이어 전문가 회의를 거쳐 1차적으로 67개 항목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67개 항목의 기준을 개선할 경우 연간 약 150~200억원 정도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상용 복지부 연금보험국장은 30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개선대상 항목들은 주로 의학적 타당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하고, 중증질환이나 수술환자 및 급여확대가 필요한 항목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며 "의약계 등 관련단체에 의견을 조회하고, 6월중 관련 고시를 개정해 7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도 500여개 항목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중증질환자 또는 고액환자에 대한 급여 확대와 기준을 합리적으로 현실화하여 적정진료의 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올해 내에 필요한 항목을 추가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에 따르면 요양급여 항목은 총 4만4천개로 이중 복지부가 1717개 급여기준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500여개 급여기준 항목에 대해 치료횟수나 방법을 제한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개선되는 항목 가운데는 의사들의 고난도 수술을 일부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동욱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전자궁적출술과 난소의 종양 절제술을 함께 할 경우 지금까지 한 가지 수술비(전자궁적출술)만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나머지 수술(난소종양적출술)에 대해서도 50%의 수술비를 인정하는 등 시술과 관련된 10여개 항목의 진료비를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선되는 급여기준 항목 가운데는 화상환자 등 큰 상처가 있는 피부에 사체나 동물의 피부를 이용해 처치할 경우 치료기간 중 1회만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실시횟수대로 건강보험에서 지원된다．
피부의 색소가 소실돼 피부가 희게되는 백반(백납)이나, 붉은 반점이 있는 혈관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경우 얼굴·목·손·안면부만 보험급여로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팔 및 무릎이하의 노출부위 수술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된다．
만성 C형간염환자가 사용하는 고가의약품인 페가시스주사제와 페그인트론주사제의 경우 현재까지는 그 비용을 모두 환자가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종전의 치료의약품(인터페론 제제등)보다 치료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환자(유전자 Ⅰ형 만성C형간염환자)에게는 최장 12개월까지 의약품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키로 했다． 그 이외의 C형간염은 다른 의약품으로 치료했으나 6개월 후 재발이 확인된 때에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상병이 있는 경우 관련 치료의약품인 콘서타OROS서방정이나 메타데이트서방캅셀 사용시 지금까지 6~12세 아동에게만 보험급여를 했으나, 앞으로는 대상연령을 6~18세로 확대키로 했다．
파킨슨환자의 운동기능장애 치료 등에 사용되는 씨랜스정의 경우 지금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의약품을 사용한 후 사용하거나, 치료의약품인 미라펙스정과 리큅정을 다른 의약품(레보도파)과 함께 사용해야 했으나 이러한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만성신부전증환자가 혈액투석시 혈관이 막히지 않게 도와주는 기구인 이중 도관 카테터(Dual Lumen Catheter)는 6주 이상 장기간 사용시에만 급여로 인정했으나 3주 이상으로 현실성 있게 단축, 혈관 확보가 어려운 신부전증환자의 부담을 완화했다．
선천성 심장기형의 하나인 심방중격을 절개하여 수술하거나 심장의 혈류를 확인하는 심장조영술시 혈관내에 긴 관을 넣기 위한 보조기구주인 유도관(Introducer)을 사용했을때 수술을 하거나 치료를 한 경우에만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심장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질병을 진단하는 경우에도 건강보험에서 지원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