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하면 입양사실 외부에 알려져
고경화 "기존 건강보험증 이용토록 해야"

입양아동에게 의료급여 1종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입양 가족 당사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급여 신청을 하면 입양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때문이다.

12일 보건복지부가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보건복지위)에게 제출한 '전국 입양아동 의료급여 지원현황'에 따르면, 2005년 6월 현재 국내 입양아동 중 의료급여 혜택을 받고 있는 대상은 51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부터 2005년 6월까지 입양된 아동 총 7423명 중 6.9%에 불과한 숫자다.

고 의원은 "입양아동 의료급여율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의료급여를 신청할 경우 입양아동에 대해 별도의 의료급여증이 발급돼, 입양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수 있어 아동은 물론 가족들이 신청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입양아동에 대해서는 의료급여증을 별도로 발급하지 말고 건강보험증에 의료급여 수급권자임을 표시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의료급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9월 21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현행 입양아동 의료급여제도는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입양 가족이 해당 시·군·구청에 '입양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아동에게 별도의 의료급여증이 발급된다. 의료급여 1종 해당자는 건강보험으로 지원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의료비 전부를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이석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