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항생제 처방률공개 중단하라
항생제 처방률공개 중단하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10.31 11:5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복지부와 심평원이 항생제 처방율이 낮은 하위 25%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요양기관 종별 처방률과 전문과목별 처방률도 함께 밝혔다.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한 것은 국민건강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이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의협이 나선 것은 당연하다.

 

항생제를 적게 쓰는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한 것이 무슨 대수냐고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 국민은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의료기관은 마치 항생제를 오·남용하고 있는 기관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처방률이 공개되자 어느 일간지는 거두절미하고 '동네의원 항생제 남용'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는 등 당장 사실을 왜곡 과장하는 행태를 보였다.

 

항생제 처방 행위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전문적인 고유영역이다. 항생제 사용률의 높고 낮음이 환자치료의 평가기준이 돼서는 안된다.

 

항생제 처방율 공개는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를 훼손 할 수 있고,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할 요양기관과 심평원간의 갈등을 부추치게 된다. 심평원은 올해를 '요양기관과의 신뢰회복을 위한 해'로 선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지난 5월 주사제 처방율이 낮은 의료기관을, 9월엔 제왕절개분만율이 낮은 의료기관을 각각 공개해 의료계의 심기를 건드렸다. 어느때보다 협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왜 이런일로 화해 무드에 찬 물을 끼얹는지 알 수가 없다.

 

심평원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처방률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혀 설득력이 없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의료계가 누구보다 더 걱정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렇지만 처방률을 공개하면서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문제 해결방식은 받아 들일 수 없다. 굳이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하겠다면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적정성 평가부터 먼저해야 순서가 맞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