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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B사의 위기"
"B사의 위기"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5.11.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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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세달간 제약업계 최고의 화제는 B사였다. 업계 관계자 두세명만 모이면 모두 B사 얘기다. B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B사는 대표적인 토종 국내제약사다. 업계 10위권을 유지하며 잘 나가는 OTC 품목 여러개와 중대형 ETC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1조원 매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힘찬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다.

B사는 지난 몇년간 다방면에 걸쳐 파격적인 실험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좀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도약을 위한 일시적 움추림'이라 보는 반면 '성공하지 못한 실험'이란 평가도 공존한다.일시적 움추림이든 아니든, 분명한 것은 뭔가 불안하고 원활하지 못한 모습이 회사 안팎에서 끊임없이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B사는 지난 몇년간 새로운 대표품목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새롭게 시도한 트윈CEO 체제도 그리 매끄러워 보이지 않는다.

2004년 1월 연구소 출신의 CEO를 파격적으로 임명하더니 불과 1년만에 전문경영인 CEO를 새로 영입했다. 회사측은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사내에서 들리는 소리는 또 다르다. 직원들은 '어느 쪽에 결재판을 올려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분위기고, 좀 더 앞서가는 사람은 '누구에게 줄을 서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욱이 올해 경영성적은 마이너스 성장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반기 순익이 3억원에 불과하며 적자를 기록한 분기도 있다. 4분기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하지만, 경쟁사들이 10% 안팎의 견고한 성장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B사의 움추림은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게다가 B사의 대언론 창구는 거의 마비상태다. 활발히 움직여야 할 실무직원들은 대기발령이니, 건강악화에 따른 휴직이니하는 개운치 않은 이유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B사 만큼 이 부서 직원들이 자주 교체된 회사도 없다. 대언론 자료 생산은 꿈도 못꾸고 걸려오는 전화도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다.

B사가 보여준 최근의 노력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10∼20권 타 제약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자사에 대응해 승산이 있으며 향후 10년안에 살아남을 제약사는 5개 안팎일 것이라는 위기감은 중소제약사들로 하여금 자꾸 무언가를 선택하게끔 강요하고 있다. B사의 변화는 이런 상황에 처한 제약사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가 됐든 말이다.

B사의 '정체'가 일시적인 움추림이길 바란다. 그리고 이 회사가 공언하는 것처럼 4분기부터 점프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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