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어떤 물체를 칼로 자르면 자른 자리가 나타난다. 즉 자른 면이다. 이것을 '단면'이라고도 하는데 영어대응어는 'section'이다. 자른다는 행위가 우선되는 의미의 '단면'(section)은 공간의 세 점에 의해 결정되는 평편한 면을 의미하며, 평면 혹은 면(plane)과 구별된다.
조직이나 장기의 자른 면이나 자르는 행위를 '절단면'이라고도 하는데, 자르는 방향이 가로(횡)인 경우를 '가로단면' 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transverse section도 가로 '단면(횡단면)'이다. 다만 'cross section'이라고 한때는 '가로 단면'이라는 뜻 외에 '단면도'나 원자핵에 입자가 충돌하여 반응을 일으키는 확률을 나타내는 '단면적'의 의미도 지닌다.
가로단면에 대해 어떤 구조물의 장축(긴축)을 따라서 세로로 자른 면을 '세로단면' 혹은 '종단면'(longitudinal section)이라한다. 같은 세로 방향의 단면이지만 몸의 정중면(median plane), 즉 몸을 세로 앞뒤방향으로 나란히 지나면서 몸을 좌우로 나누는 단면을 '시상단면' 혹은 '시상면'(sagittal section)이라 한다. 사람의 머리뼈를 구성하는 여러개의 뼈들 사이에 접합선이 있는데 양쪽 마루뼈 사이에 있는 것이 시상봉합(sagittal suture)이다.
한편 몸의 정중면에 직각으로 세로 좌우방향으로 나란히 지나면서 몸을 앞뒤로 나누는 단면을 '관상단면' 혹은 '관상면'(coronal section)이라고 하는데 머리뼈에서 양쪽 마루뼈와 이마뼈 사이의 접합선과 같은 방향이고 따라서 이것을 관상봉합(coronal suture)이라고 한다.
위에서 본 것 같이 우리 몸을 나누는 여러 가지 방향의 가상적인 평면이 있는데 자른 면을 강조할 때는 가로 '단면(횡단면)', '세로단면(종단면)', '시상단면' 그리고 '관상단면'(coronal section)이라 하고 면자체를 강조할 때는 '가로면', '세로면', '시상면', 그리고 '관상면'(coronal plane)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