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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기념사업 잘될 것 같은 예감

100주년 기념사업 잘될 것 같은 예감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11.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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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실 전 보건복지부 장관

며칠 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음악회가 있었다.


이 음악회는 2008년 의협 100주년에 앞서 의료계는 물론 국민에게 역사적인 의협 100주년을 알리고 그리고 100주년 사업 기금모금을 위해 개최되는 첫 음악회였다. 말하자면 향후 3년에 걸쳐 치러질 대장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었다.


첫무대는 중견가수 신효범씨의 등장이었다. 뒤에 10명의 밴드가 자리잡고 백코러스까지 동원된 큰 무대였다. 듣던 대로 미성이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객석에서는 저절로 박수가 나왔고 손벽 장단이 합세했다. 그녀는 객석에 앉은 정덕희 선생님에게 자기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켜주는 고마운 선생님이라고 소개했다.


다음 무대는 동물원이라는 보컬그룹이었다. 연세대학을 나오고 정신과의사로 부부가 함께 개원을 하고 있는 김창기씨의 무대였다. 마이크를 놓은지 10년 만에 이 행사를 위해서 다시 모여 연습을 했다고 한다. 우리연배가 귀에 익은 곡들이 있어서 함께 즐길 수가 있었다.

마지막 무대는 너무나 유명한 산울림의 김창완씨였다. 조금 전에 보았던 밴드들은 물러나고 기타하나 들고 자리에 와서 앉았다. 첫 마디가 앞의 사람들은 CT·MRI를 다 동원했는데 자신은 청진기 하나 달랑 들고 나온 기분이라고 해서 우리들을 웃겼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사회자 없이 조곤조곤 말을 하면서 애창곡과 히트곡들을 들려주었다. 이분도 부인이 의사여서 결국 의료인들 가족음악회 같았다.

청소년 음악회 같은 괴성은 없어도 품위 있고 알찬 음악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처음에 100주년맞이 콘서트를 한다고 할 때 의사들 중에는 '런던 필'공연이라면 모를까 하는 비아냥도 있었고 기왕 대중가수로 하려면 조용필이나 요즘 한창 뜨는 '비'라면 모를까 하는 소리도 있었지만 공연이 끝나고 보니 100주년 위원회가 정한 방향인 '국민과 함께 하는 음악회'라는 점에서 대중에게 친밀하고 의료계에 이해가 깊은 출연자로 빛깔을 정한 것이 적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원 한사람 한사람이 구입하여 기증한 입장권을 가지고 공연을 함께 관람한 라파엘 클리닉의 외국인 근로자와 한국질환단체 환우회 회원,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멤버등이 의사들과 함께 박수치며 노래 부르는 광경 또한 새로운 의료문화의 한 면을 보여주었다.

6만원의 입장권이 오늘과 같은 의료현실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100주년의 의미와 역사성으로 볼 때 어렵더라도 의협 100주년 사업이 성공함으로써 모래알 같다는 우리 의사들의 단결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마음 졸이며 시작된 공연이 끝나갈 무렵 뒤를 돌아보니 자리가 꽉 찬 것을 보고 드디어 2000년 의약분업 반대 시위 때처럼 우리 의사들이 무엇인가 해낼 것 같은 생각과 함께 100주년 기념 사업이 잘 될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권이혁, 문태준 선배님과 같은 원로의료인이 있기에 오늘의 100주년이 있고, 이를 본받은 후배 의료인에 의해서 다음 100주년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행사를 위해서 준비위원장님과 남모르게 수고한 모든 실무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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