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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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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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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진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이사(고대안산병원 산업의학과3)

사람은 일을 하는 것이 건강한 모습이다. 이 말에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을 하는 것이 건강한 모습인지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루에 한 두 시간도 일을 하지 않는다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하루 열 몇 시간, 스무 시간 씩 일을 한다면 그것 역시 이상하다.

우리나라 인턴, 레지던트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어떠한가? 말로는 피교육자다, 훈련 받는 과정의 의사다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해서 저임금 고효율의 '의사 노동자'인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고효율이 단순히 학력이나 전문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동 시간에서 나온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 아닌가.

조사 기관에 따라 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주당 노동 시간이 90~100시간을 가볍게 넘고 심지어 120시간을 넘는 경우도 확인이 되는데, 이 중 거의 대부분이 '학습'이 아니라 '노동'이라는 것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국 70여개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휴가일수와 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유급보상 정도를 살펴봤다. 조사결과 대다수수련병원에서 10일은 고사하고 일주일 휴가도 보장하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유급보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선배의사들은 전공의들의 이런 요구에 대해 어려웠던 예전 수련경험들을 얘기하며 전공의 시절의 어려움을 통과의례 정도로 얘기하고는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변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옛날 같으면 전문의가 되면 그 고생의 대가를 보상 받을 수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런 우울한 현실 그리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고려해 볼 때, 일하는 그 순간에 일하는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 '상식'이 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또한 합리적이지 않을까.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수련환경과 교육환경이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맞게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복잡한 현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결국 건강한 의사가 환자도 잘 치료할 것이라는 단순한 상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정부와 관계 단체들은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의료계도 사회와 정책 관련 책임자들에게 '좋은 의사', '인간미 넘치는 의사'를 키워내려면 어떻게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하는가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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