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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학연의 망령이…
아직도 학연의 망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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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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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 (의협신문 주간)

의협회장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각 전문지들이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의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예상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출마를 선언한 사람도 있고 출마는 선언하지 않았지만 모든 예상후보가 비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소위 일류대학이라는 한 대학 동문회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후보단일화 조정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학 출신으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3명이다. 한 사람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두 사람은 이미 전국을 돌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후보단일화 조정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3명의 후보 중에 두 명의 후보등록을 막고 한 사람을 밀어주자는 것인가? 아니면 3명이 다 출마하더라도 동문회는 누구를 지지한다고 동문회원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인가?

두 가지 모두 우리대학 후보는 한 명이어야 한다는 논리로부터 출발한다.

그 이유를 직선제 선거에서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후보결정시 팔이 안으로 굽을 것을 감안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후보의 공약과 경력을 선택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생각해보면 받아들이기 힘든 논리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문회를 조직적으로 동원하려는 의도라는 오해를 충분히 살만하다.

후보들의 아는 사람 중에 동문이 가장 많기 때문에 알음 알음으로 자기 친구나 선후배 동문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름밖에 모르는 사람을 동문이란 이유로 찍어주자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국민들에게 부패한 분야 1위로 꼽히는 정치인 선거판도 선거기간동안 동문회 모임마저 자제 시키는 요즘, 한국사회 최고의 지식인 집단 선거에서 그것도 명예와 역사가 있는 대학 동문회가 이미 활동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단일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많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간접선거가 가졌던 병폐가 학교들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자리 나눠먹기 아니었던가? 그것이 직선제 논의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나 현재 운영되는 직선제 선거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직접민주주의가 간접민주주의보다 좋다는 근거도 없다.

그러나 직접민주주의 선거제도하에서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학 동문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현재 직선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과거로의 회귀라는 의미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 의사들은 어느 동문의 집단적 지지를 통해 당선되는 정치꾼 회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겐 암울해만 보이는 난국의 타개할 정치력 있는, 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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