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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19:44 (수)
시론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시론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6.01.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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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환(삼성서울병원 교육수련부장)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어엿한 의사로서 첫 발을 시작하게 된다. 의사로서 가야 할 길은 기초의학자·임상의학자·의료행정계·의공학계·제약계·언론계 그리고 법조계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 환자 진료를 주업으로 하는 임상의사의 길을 가게 된다.

의사면허를 취득했다고 하여 곧바로 개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환자인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전공의수련 환경의 특징은 대학병원의 대형화로 병원에서는 전공의 수요가 늘어난 반면에 여러 진료과에서 전문의수급 조절을 위해 전공의 정원을 감소 내지 동결 시키고 있어 인턴을 마친 후 레지던트 선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인턴을 수료 한 후 원하는 레지던트 채용에 합격하지 못한 일부 전공의는 인턴을 재수하기도 한다. 또 여러 국가고시에서 여성 합격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듯이 요즘 모든 진료과에서 여의사 전공의들이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외과·흉부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등 과거 육체적으로 힘들어 여의사들이 기피하였던 외과계에도 차츰 여의사 전공의 비중이 늘고 있다. 또한 전공의 지원이 일부 인기 진료과에만 편중되는 불균형 지원이 심하여 비인기과는 전공의 부족으로 진료에 차질을 주기도 한다.

인턴으로서 폭 넓고 좋은 수련을 받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많은 환자를 경험 할 수 있고 훌륭한 선생님과 선배들이 많은 수련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인턴 과정 중에는 가능한 모든 진료과목을 섭렵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 이러한 인턴 과정을 소홀히 하면 레지던트 과정에서 인간을 치료하는 중의(中醫)가 되지 못하고 질병치료에만 관심이 있는 소의(小醫)가 되기 쉽다.

그러나 수련병원 선택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련에 임하는 전공의의 각오와 자세이다. 전공의사는 피교육생 신분이 아니라 직장인이어야 한다. 전공의는 병원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그리고 병원을 대표해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고객인 환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전공의 수련과정 중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것 중 첫 째는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법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서 기도를 확보하고 기관지 삽관을 통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을 그저 지식으로만 알고 있으면 안된다. 응급실에서 병실에서 또는 우연한 자리에서 의식없는 환자가 발생하면 반사적으로 응급처치와 환자의 호흡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

많은 전공의들은 응급 처치에 대한 이론은 많이 알고 있으나 실제 상황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둘째는 경험중심이 아닌 근거중심(evidence based)의 진료를 배워야 한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겨나는 의문점과 문제점들은 책과 학회지 또는 인터넷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있는 몇 개의 질환만으로 모든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없다. 셋째는 생명존중과 의사로서 윤리의식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가망성이 적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의사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환자에게 시험적 시술이나 불필요한 시술을 해서는 안되며, 현재 최선의 치료법만을 환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넷째는 친절하게 환자를 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거에는 의사가 환자에게 불친절 한 경우가 가끔 있었다. 오히려 불친절이 의사의 권위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환자의 의식이 바뀌어 돈을 주고 의료서비스를 구매한다고 여긴다. 따라서 친절하지 못한 의사는  성공할 수 없다. 다섯째는 반드시 자신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치료할 수 없다. 건강유지의 시작은 규칙적인 생활이며 불필요한 과로는 피해야 한다. 젊은 전공의 시절은 무리하기 쉬우나 절제된 생활과 규칙적인 생활로 환자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

전공의들로부터 선호의 대상이 되는 인기 진료과는 세태를 반영해 계속 바뀌어 가고 있다. 지금의 인기 진료과가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가 된 몇 년 후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장차 한 분야에서 훌륭한 전문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이 적은 진료과를 선택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도 쉽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도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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