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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믿을 수 있는 회사 만들겠다"

"의사들이 믿을 수 있는 회사 만들겠다"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1.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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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약 1위' 성장 이끈 민경윤 한미약품 대표이사
"싹쓸이 영업 지양…업계 더불어 발전 도모하겠다"

한미약품은 수년째 고속성장 중이다. 불과 4년만에 회사 매출액은 '더블'이 됐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성장 일변도로 나가다가 10년 후엔 도대체 무엇으로 버틸 것인가"라며 급히 쌓아 올린 탑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모디핀이 대박을 터뜨렸고, 올해는 슬리머가 있다지만 언제까지 이런 대박에 성장을 의존할 수는 없다. 업계 2위자리를 넘볼 만큼 커버린 한미약품, 이 회사는 이제 어디로 가려 하는 것일까? 민경윤 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18% 성장했다.올해는 어떻게 보나?

2005년 3765억원 매출에 순이익이 29% 증가한 39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다시 19.5% 증가한 매출액 4500억원, 순이익 5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경기는 어떻게 전망하나?

최근 몇년간 제약업계는 성장하는 회사는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가 많이 풀려 골고루 성장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한미약품은 2006년 1년 동안 무려 20개의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모두가 제네릭, 퍼스트제네릭과 개량신약이다. 지난해 처방약 시장에서 1위자리를 차지한 한미약품은 이 신제품들을 필두로 모든 처방약 계열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는 플라빅스와 같이 암로디핀 시장 못지 않은 큰 제품도 있지만 특허 문제 등 아직 난관은 남아 있다.

▲민경윤 한미약품 대표이사

대박 개량신약, 제네릭으로 계속 가는 건가? 

제네릭과 개량신약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떠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제품들이 버텨주는 동안 회사는 첫번째 신약 등 장기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그 첫 후보인 항암제 '오락솔'에 대한 임상 1상을 연초부터 착수한다. 바이오분야에서도 EPO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을 계획중이다. 이런 노력이 물론 위험요소는 있지만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온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영업스타일에 대해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데?

우리는 거대한 다국적제약사를 상대로 경쟁을 하고 있다. 가급적 국내사들과는 경쟁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의 영업 스타일로 인해 작은 제약사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영업사원 본인의 프로정신이나 일하는 스타일 때문에 그런 것이지 회사방침은 아니다. 회사에선 작은 국내사의 품목까지 가져오는 식의 영업스타일은 지양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KMATimes가 매주 선정하는 '금주의 베스트MR'에 한미약품 직원은 5명이 뽑혀 국내사 중 최다를 기록했다. 제약사나 신문사의 의견은 100% 배제하고, 무작위로 선정된 전국 의사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이 코너는 MR의 전문성이나 성실성 등을 고객인 의사로부터 인정받는 것이기에, 몇몇 제약사들은 자사 직원이 선정될 때 표창을 하거나 인센티브 등을 주기도 한다. 한미 직원을 추천한 의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정말 열심히 일하는 MR'이라는 것이다.

한미 직원이 많이 선정됐는데….

베스트MR에 선정된 직원은 실제로 사내에서도 정말 잘하는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들이 제대로 추천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따로 인센티브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 700명 영업사원 모두가 베스트다. 우리의 무기는 의사들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다. 한미 직원을 만나면 왠지 기쁘고 좋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발로 뛴다. 업계에서 한미 영업을 본받자는 얘기도 많은데, 좀 더 부지런하고 좀 더 친절하고 좀 더 다가가는 것이 우리의 무기다.

'한미약은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는 항상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고 개방한다. 이것은 회사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고객 뿐 아니라 주주, 국민에게도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리고 있다. 지난해에 IR 대상을 2개 받았고 신뢰받는 기업상도 수상했다. 의사들에게도 연구센터를 개방,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많은 의사들이 다녀갔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하나 쌓여 직간접적으로 의사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이 '이런 약이 있었으면…'하는 제품은 바로 한미약품이 만들어낼 것이다.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면 우리가 만드는 모든 약들에 대한 믿음이 쌓이고 결국 '한미가 만들었다면 믿을 만 하다'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

2004년 연말 5만 2000원대 였던 것이 1년만에 13만원 후반대가 됐다. 2005년 10만원을 생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어 시가총액 1조도 달성했다. 지난해 만나는 분들에게 한미 주식을 많이 추천했는데, 그 때 투자했던 몇몇 의사분들이 '한미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하기도 해 기분이 좋다.

고속성장의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외부에서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한미는 3년전 저성장 때 기본 인프라를 갖춰 놨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2003년 6%대 성장을 일컬음-편집자주). 이때 영업을 포함 모든 인프라를 뒤집고 새롭게 틀을 짰다. 최근의 성장은 이에 바탕을 둔 것으로 탄탄히 쌓아 올린 벽돌이므로 무너질 리 없다. 급격한 경기 변동 등 외부변수가 없다면 내부문제로 위기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가가 더 오르겠다.

하하.

회사가 큰데, 의사직원이 없다. 채용계획이 있나?

3명이 있었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퇴사했다. 현재 조직을 순환기, 항암제 등 질환군별로 나눌 계획도 있어 조직에 맞게 의사 직원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케팅 계통 뿐 아니라 임상 쪽에도 필요하다. 업무에 맞는 분이라면 한미약품은 의사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다.

올해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지금 교회에서 고등부교사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시간 여유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또 체력 유지를 위해 빨리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등산을 좀 하고 싶다.

한미약품은 모든 결정이 빠른 걸로 유명하다. 자료를 요청하든 입장을 요구하든 한미약품은 언제나 답이 빠르다. YES든 NO든 말이다. 이들은 이를 두고 '스피드 경영'이라고 부르고 있다. 성장도 의사소통도 초고속인 한미약품. 앞으로 수년간 이 회사가 업계를 이끌어 갈 것이란 예측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민 사장의 말대로 10년후 지금의 '속도'가 그들에게, 업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 탑은 기초가 탄탄한 것이었는지 아닌지, 한미약품 성장의 동력이 신약으로 자연스레 옮겨 갈 것인지 아닌지. 10년후면 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때까진 주가가 계속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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