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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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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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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전공의(순천향의대 내과 R3)

우리의 후배들이 인턴이라는 이름을 달고, 의사의 길을 들어섰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많은 후배들은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의사에 대한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재해 의료지원단에 학생으로 참가했던 현영이와 주연이가 힘든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안쓰럽지만 동료가 된 것에 감사한다.

갓 인턴이 되어서 의사로서의 첫 삶을 사는 그들과 동일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만큼 반갑고 기분 좋은 것이 없는 것이다.

인턴이라는 시작에 서는 우리 친구들이 겪을 문제들에 대해 몇 가지 나열해 보며 헤쳐 나가는 방안을 정리해 본다.

일단 잠이 부족할 것이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삐삐가 당신들에게서 잠이라는 안락함을 빼앗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권한다. 걸어 다니며 자고, 불만 꺼지면 어디서든 벽에 붙어서 잘 것을 말이다. 다만 일할 때만은 눈이 떠있기를 바란다.

가끔 이런 일들도 해야 하나 싶은 일들을 윗사람이 시킬 것이다. 그러면 하도록 하자.

어쩔 수 없다. 너무 비겁해 보여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인턴들 여러 명이 집단적으로 항의하고

원칙을 만들 수 있도록 하자. 혼자는 어렵지만, 모이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가끔 먹을 것을 사오라고 시키면 그건 그냥 애교로 넘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이익을 보니깐 말이다. 이것도 싫으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가끔씩은 파견을 가서 혼자서 응급실을 보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주눅 들지 말지어다.

6년 동안 그대들은 많은 것을 배웠다. 대부분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이 맞다. 다만 익숙지 않은 것 뿐이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간호사와 주변의 도움을 즐겨라.

그리고 당신이 생각한 원칙대로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기도 삽관도 배운 대로 해라 성공할 것이다. 언제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성공하니까 말이다.

너무도 할 말이 많다. 환자를 대하는 문제, 교수님을 대하는 문제, 선배들을 대하는 것에 대한 방법들에 관해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러나 한마디로 정리하면, 학생 때 가졌던 생각들이 대부분 원칙에 맞고, 틀린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잊지 않기 바란다.

언제나 우리 의사들은 동료라는 이름을 가지고, 서로를 위하면서도 어떨 때는 상하관계로 짓누르고, 업신여기는 2중적인 기준을 취한다.

너와 내가 한자리에 있을 수 없고, 가는 길이 다르다면, 그것을 인정해주는 방법을 이제 배워나가는 것을 시작하자.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다. 너 인턴이고 나 레지던트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의사다. 환자를 치료하고 걱정하는 의사다. 우리는 친구고 동료다.

여러 갈래로 다르지만 틀리지 않은 것을 추구하는 의사가 되어보자. “사랑한다. 나 그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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