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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가 남긴 여러가지 단상

한국야구가 남긴 여러가지 단상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3.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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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순천향대병원 내과4)

난 야구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기껏해야 아는 것은 스트라이크 세개면 아웃이고 안타와 홈런을 아는 정도다.

그러나 룰도 제대로 모르는 야구로 인해 약 일주일간 꿈꾸듯이 즐거웠다. 일본을 두번이나 이기고, 그 강하다는 미국을 많은 점수차로 이기면서 모든 국민에게 뿌듯함과 쾌감을 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하루종일 병원 얘기와 환자얘기 밖에 할 주제가 없는 전공의에게 이야기꺼리를 던져준 것도 고맙고 야구중계하는 그시간 만큼 환자들이 아프다는 소리없이 조용하게 중계를 볼 수 있게 해준 것은 더욱 고마웠다.

그러나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상한 대진표로 인해 일본을 세번이나 만나고 결국 아쉽게도 준결승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주변 동료의 설명과 언론의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이 약체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쉽게 결승전에 가기위해 편법을 동원해 만든 계략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것도 모자라 미국인 심판은 홈런도 안타로 둔갑 시키기까지 했으니 모든 편법을 동원해 우승하려고 해도 안되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었다.

그럭저럭 놀라고 화난가슴을 진정시키고나니 우리 선수들의 군대를 면제해준다는 얘기가 나왔다.

월드컵 축구 16강에 진출한 경우 병역혜택을 주니까 야구 또한 그정도 대접을 해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 체육분야 병역 특례에 대한 원칙은 올림픽 3위이상, 아시안게임 1위, 월드컵축구 16강을 이룬 경우 면제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야구를 보면서 미국의 원칙없고, 독선적인 운영에 대한 분통을 터뜨린 것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런 우리에게 다시 원칙과 규정을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혜택을 억지로 주지시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 한국민이 화합할 수 있었던 계기가 어쩌면 이런 무원칙으로 인해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것 같아 답답하다.

야구가 끝나기전 의사협회 선거가 있었다. 한 병원의 대표로서 겪은 이번 선거는 커다란 경험이었다. 많은 후보가 나왔고, 좋은 내용의 이상적인 공약을 제시하였기에 많은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홍보와 과열된 선거는 의료계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었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이 한 후보가 당선되고 일정시간이 흐르고 나면 많은 것들이 묻혀지는 것이다.

그러나, 정당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헐뜯고, 편법적인 홍보를 통한 선거운동은 결국 의료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씻지 못할 악감정으로 남을 것 같다.

주변의 타인들에게 원칙을 지키고 정도를 지킬 것을 주장해야한다면, 우리 자신부터 그 잣대에서 홀가분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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