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2일 '면허취소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수용
본안 소송 판결 선고 때까지 진료활동 계속 길 열려

김재정 전 대한의사협회장과 한광수 전 서울시의사회장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취소 처분과 관련, 대한의사협회가 4월 27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면허취소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2일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10일로 예정된 면허취소는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 때까지 그 집행이 정지됐으며, 그때까지 면허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짐으로써 한 전 회장의 경우 계속 의료기관에서 환자진료를 해도 된다．

서울고법 결정과 관련, 현재 서울 마포에서 용현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한 전 회장은 "일단 진료를 계속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주운전을 해도 생계 수단이 운전인 경우 가처분 신청을 받아주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면허취소는 의사의 생계가 달린 문제인 만큼 이번 결정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해설] "면허취소는 의료법만으로 판단해야" 의협주장 인용

서울고등법원의 결정은 대한의사협회 변호인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이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과 본안소송에 대한 판결은 다를 수 있지만 의협의 법적 논리에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조심스럽게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대법원이 의료법 위반 부분에 대해 형을 명시하지 않은 채 다른 죄와 함께 형을 선고한 데에서 불거졌다． 김재정·한광수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의료법 위반 외에도 형법상 업무방해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3가지 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복지부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며 면허를 취소했다．

그러나 의협 변호인단은 "의료법에 의사면허 취소의 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다른 죄명으로 인해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결과가 돼 부당하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에서 기각되자 다시 항고를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결정문에서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의사면허 취소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으면 신청인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가 생길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의료법의 취지는 업무와 관련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료인에 대해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의료법 위반의 점만 별도로 기소됐다면 벌금형이 선고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특히 "복지부 장관이 의료법 위반의 점만 따로 떼어내어 판단하지 않고 다른 죄명과 하나로 묶어 일괄해 보고 의사면허를 취소한 것은 의료법에 명시되지 않은 죄에 대한 형사판결 선고형을 반영해 의사면허를 취소한 것이 되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이 점이 본안 판결에서 충분히 다투어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