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병원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자

외국병원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자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6.05.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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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병원에서 근무중인 의사 딸을 둔 S씨는 요즘 애면글면하고 있다.인천 경제특구에 외국병원(NYP병원)이 들어선다니 딸이 그곳으로 취업했으면 싶은데 도무지 채용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서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P씨는 NYP 병원에서 근무하면 미국에서 수련받은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기자에게 전화를 해 왔다.미국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미국 현지로 건너가 수련 받자니 여러가지로 걸리는 게 많기 때문이란다.

군의관인 S씨는 미국의사면허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경제특구 NYP 진입을 꿈꾸고 있다.송도에 집까지 사놨다니 미래설계가 야물차다.

미국병원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의사들 미국병원에 정말 관심 많다.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사면허시험(USMLE)을 준비하는 인원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최근에는 아예 자녀를 미국 의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도 많다.미국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는 이유로 캐리비안 섬들에 위치한 의대에 입학시켜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쓰기도 한다. 미국 병원에 대한 관심이 그야말로 봇물처럼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NYP병원이 국내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귀를 번쩍 세우게 한다.NYP 진입을 타진하고 있는 S씨나 P씨를 비롯한 많은 의사들이 NYP병원을 '한국으로 떼어 온 미국대륙' 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의사들에게 외국 병원으로의 진입은 새로운 경험이자 좋은 기회가 될 수는 있다.그러나 경제특구에 외국병원을 '유치'한 것이지 '모셔온'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외국병원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 없이는 외국병원에 국내 의료기관의 지분을 내어 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이제 외국병원으로의 '진입'보다는 '연계'를 모색했으면 싶다.얼마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외국병원과 국내 의료기관이 임상지원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한다든지, 병원간 연계를 통해 환자를 의뢰·이송하는 협력 방안을 권고했다.

물론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국내 의료기관끼리도 병원간 연계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병원과 잘 연계되기란 어려운 일이다.그러나 연계방안을 미리 구상하지 않는다면 국내 의료계의 많은 포션을 외국병원 몫으로 빼앗길 공산이 크다.

현재 국내 의료계는 영리병원에 대한 찬반논쟁, 국내 의료수가 문제 해결 주장에 골몰해있다.이것은 중요한 주장이지만 장기적인 목표에 가깝다.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외국병원에 대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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