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투쟁 동참

교수 투쟁 동참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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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가 투쟁의 전면에 나서면서 정점에 달했던 7·8월이 다 가도록 의대 교수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대학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 진료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라는 이중적인 위치로 인해 교수들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교수들이 마침내 단체 행동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한 것은 8월30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결의대회'를 개최, 의료개혁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 정부를 비난하고 총체적인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교수직 사퇴를 비롯한 강경 투쟁을 전개키로 결의했다. 교수들의 이같은 강경한 입장 표명은 바로 다음날로 예정된 전국의사 결의대회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며 이후 의료계 투쟁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악천후 속에 치러진 31일 `보라매 집회'는 정부에 보내는 최후 통첩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계의 열망을 갖은 미봉책과 술수로 기만하며 7만 의사들을 더욱 분노에 들끓게 했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의대 교수들은 이제껏 끝까지 남아 지켜 온 진료실과 응급실을 차례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다.

교수협의회는 9월 4일 지역 대표자회의를 열고 진료실·응급실 단계적 철수 방침을 재확인 하고 ▲약사법을 포함한 제반 의료관계법 개정 ▲할인권 수준의 현 의료보험제도를 진정한 의료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GNP대비 선진국 수준의 재원확보 방안 구체적 제시 ▲조속한 시일내 의료계 대표와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것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침묵으로 일관했던 교수들이 결연히 투쟁 대열에 동참한 이후, 의료계 무기한 총파업 결의, 의대생 자퇴 결의 등 강도높은 투쟁이 이어졌으며 결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의약분업을 안이하게 판단했다는 점을 시인토록 했으며, 의정대화 재개를 이끌어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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