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고발…"환자 124시간 강박 사망 불러"
경기도에 위치한 한 정신병원이 환자를 124시간 동안 격리 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고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A병원이 환자를 장시간 강박한 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고, 입원환자들의 계속입원심사청구를 누락·지연한 등의 혐의로 검찰총장에게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병원은 2005년 1월 13일~12월 9일동안 입원했던 이모씨를 투약거부 등을 이유로 총 16회 격리 및 강박했는데, 마지막 격리 및 강박은 무려 124시간 동안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강박해제 20분 후 쓰러져 고양시 소재 ㅁ병원으로 후송됐으나, 1시간만에 '폐색전증'으로 사망했다.
인권위는 "이씨를 격리 및 강박조치를 취함에 있어 2시간마다 사지운동 등을 시키지 않은 채 장시간 강박을 지속한 것은 매우 가혹한 행위"라며 "또한 의사로서 사망자의 건강상태와 경과에 대한 실질적 진료와 간호를 다하지 않은 채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A병원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형사고발했다.
한편 이모씨 외에 인권위에 진정한 바 있는 임모씨, 이모씨 등에 따르면 A병원은 실제로는 퇴원한 적이 없는데도 보호의무자로부터 입원동의서를 다시 받고 퇴원했던 것처럼 처리, 계속입원 심사청구를 누락하거나 지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환자의 정신병원입원 및 계속입원의 준수 절차를 위반하고 환자들의 신체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서작성 위조 및 방해 등의 혐의로 정신보건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했다.
인권위는 이밖에도 ▲'강박'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와 기준을 마련하고 위반 시 처벌조항을 마련, 정신보건법 개정을 권고하고 ▲덕양구보건소에 대해선 2004년부터 매년 2회 지도점검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A병원의 위반사항을 적발하지 못한 혐의로 관련 공무원들을 경고조치하라고 경기도 고양시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