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대통합을 4개월여 앞두고 점점 짙어지고 있는 보험 재정의 적신호가 과연 청신호로 바뀔 것인가.
최근 언론에 공개된 2002년에 보험재정 적자 규모가 2조2천억원에 달한다는 `대외비 보고서'와 관련, 의보공단측은 통합을 앞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개된 중기(99∼2003년) 의보재정추계 대외비 보고서는 99년말 현재 3,700여억원 규모의 지역의보 재정 누적 적립금이 올해부터 완전히 고갈돼 올해말에는 3,5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특히 직장의보와 완전 통합되는 2002년에는 적자규모가 2조2,100여억원, 2003년에는 3조5천여억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주요 분석 내용.
공단측은 이같은 재정에 관한 자료는 지난해 9월 공단에서 실무자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96년 이후 보험료 수입에 비해 급여확대 등의 지출이 급격히 증가해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됨에 따라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잠정적으로 추계했다고 최근 해명했다.
의보공단은 올해부터 정부가 마련한 `재정안정 종합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지역과 공교의 당기수지와 누적적립금의 수치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의보통합과 맞물려 시행될 의약분업시 처방료 및 조제료가 추가로 책정될 경우 약 1조원 정도의 추가재정이 소요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보험재정의 안정화 대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1, 2, 3차 의료기관간의 역할·기능 분담인 전달체계가 점차 퇴색하고 있는 것도 보험재정 악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보공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차 진료기관을 포함한 종합병원 이용건수는 9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속에 98년까지 연평균 8.7% 수직 상승했으며, 진료비는 같은 기간 17.6% 증가해 전체 진료건수 및 진료비 증가율 8.0%와 16.2%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달체계 부재에 따른 고급진료 선호현상과 수입규모를 훨씬 초과한 보험급여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보험재정의 적신호는 점차 짙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