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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 도덕성과 포용력 겸비해야
의협 회장, 도덕성과 포용력 겸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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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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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정치권 로비 발언으로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던 의협 사태가 정치인들의 소환조사가 이루어지면서 마무리 국면을 맞고 있다. 의협 회장의 사퇴까지 몰고 온 이번 파문은 연일 신문과 방송을 장식하면서 의사들의 도덕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번 사태는 힘 있는 이익단체 가운데 하나인 의협의 수장이 스스로 정치권 로비 사실을 만 천하에 드러낸 셈이 돼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심증은 갖고 있었으되 물증이 없어 짐작만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국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를 기회로 때를 만났다는 듯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폭로를 자행한 회원들 덕분에 의사들의 도덕성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땅에 떨어졌다. 대기업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으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던 의협사태에 대한 관심이 한순간 다른 곳으로 옮겨져 다행이긴 하지만, 부러움과 시기심의 대상으로 그리 우호적이지 않던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의협사태가 장 전 회장의 개인비리로 모아지면서 새로운 수장을 뽑기 위한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돌이켜 보건대 이번 사태는 부적절한 인물을 의협회장으로 선출한 의사들의 태만과 잘못이 크다. 협회의 공적인 예산을 개인금고처럼 유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물이 의협회장을 했으니 문제가 터지는 것은 당연하다. 150여 명의 상근 직원과 10만 의사의 대표기구인 의협을 개인의원 운영하듯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하지 않았던가? 장 전 회장에서 보듯 도덕성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선명성을 내세우고, 지연·학연에 기대면 의협회장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의협회장 선거가 일반 회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의협선거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의협회장은 밖으로 의사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잘못이 전체 의사의 이미지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개원의든 봉직의든 대학병원 교수이든 간에 이젠 의사라면 의협회장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아야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의사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다.

다가오는 의협회장 선거에 자천, 타천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전 선거에서 후보로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몇몇 인물들 사이에 전혀 새로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새로운 의협회장은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이어야 한다.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지도자의 덕목으로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위장전입이나 투기 경력·음주운전·병역문제·심지어 논문까지 도덕적인 흠결이 있을 경우 고위관료가 되기 어렵다. 그만큼 능력도 중요하지만, 도덕적 검증을 통과해야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의협회장 역시 땅에 떨어진 의사들의 도덕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의사직과 연관된 비리, 예컨대 허위청구 등 건강보험과 연관된 비리나 세금포탈 등의 문제가 있으면 결격 사유가 된다. 이젠 사회적으로 의협회장을 바라보는 눈이 더욱 엄격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포용력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분오열된 의협 내부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시급하다. 상대방을 깍아 내리기만 하면서 분열을 조장하는 편협한 인물은 의협회장의 자격이 없다. 비리를 파헤친다면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공격했거나 이에 가담한 사람들도 척결해야 한다. 또 편 가르기를 하면서 자신과의 친소관계에 매달려 적재적소에 인물을 심지 못하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국민들과의 관계나 보건복지부, 국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외유내강형의 포용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사사건건 반대의 목소리를 내게 될 경우 의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포용력과 참을성을 갖고 정부의 정책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능력있는 인물을 기대해 본다. 이번 의협 회장 선거는 회원들 간의 무관심과 반목을 없애는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 또 다시 그 밥에 그 나물일 경우 추락한 의협의 위상을 되찾을 길은 요원하다.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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