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도매협·쥴릭 대국민 공개사과 전격합의
'품절의약품공급콜센터' 설치 의약품 공급 숨통 틔워
도매유통마진 인하 방침 불변…근본적 해결책 마련 관건
대규모 의약품 공급 차질이 우려됐던 '쥴릭 사태'가 관련 이해 당사자들이 대국민 공개사과 등에 전격 합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쥴릭 사태는 국내 도매업체들이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독점공급하는 쥴릭파마의 도매유통마진 인하 정책에 반발,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빚어졌다.
다국적 제약사 11곳과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쥴릭파마코리아는 20일 대한약사회가 주선하고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의약품 품절사태에 대한 책임을 공감하고, 향후 공급 대책에 대한 합의문을 도출해냈다.
합의문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11곳·도매협회·쥴릭파마는 이번 주 안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보건의료계에 공개 사과한다.
또 약사회와 다국적 제약사는 즉각 '품절의약품공급콜센터'를 설치, 약국으로부터 품절 신고를 받으면 즉각 해당 의약품을 공급한 뒤 보건복지부에 보고키로 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는 도매상 또는 약국직거래 등 의약품 공급선 다변화 영업정책을 수립, 7월말까지 복지부와 약사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관계자들은 "일단 한시름 놨다"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 품질 의약품을 약국에 공급하도록 숨통을 틔웠고,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의 공급선이 다양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약사회 측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며 중재자로서의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당초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던 쥴릭파마의 '도매유통마진 인하 정책'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의약품 공급선 다양화' 역시 다국적 제약사와 약국의 직거래 확산을 꺼리는 도매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완전한 사태 해결까지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합의문에 서명한 다국적 제약사 11곳은 ▲노보노디스크제약 ▲머크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룬드벡 ▲한국릴리 ▲한국엠에스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독약품 ▲한국노바티스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비엠에스제약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