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협 100주년, 지방의사회도 분발을…

시론 의협 100주년, 지방의사회도 분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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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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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택(제주도의사회 100주년위원회 위원장)

지난 8월 15일 MBC-TV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 '광야의 의사들'은 의사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고 대국민 신뢰회복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선각자들의 조국사랑과 독립 의지에 의한 행동이 얼마나 강하게 멀리까지 퍼지는가를 깨닫게 해준 것이다. 이런 내용을 기초로 '대한의사협회 창립100주년 위원회'에서는 사회에 기여한 의사들의 봉사정신을 널리 알리고 의학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해 온 의협의 100주년 족적을 전국에 홍보할 필요가 있다.

국운이 이미 기울어진 1908년에 창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단체인 의사연구회는 선진 의료인들의 숭고한 구국이념으로 발족됐다. 1910년 8월 한일합방의 국치로 강제 해산되고 말았으나 한국 의사들은 일제 35년 동안 열악한 제도와 사회 환경 아래에서도 다시 한성의사회 또는 조선의사협회로 그 명맥을 이어갔다. 수난으로 점철된 초기 의사단체는 학술연구와 친목의 성격 외에도 항일구국의 결사이기도 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2008년 의협 창립100주년을 경축하고 기념사업과 목표달성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우선, 지난 한 세기 척박한 환경 속에서 헌신한 선배들을 존경과 감사로 되돌아봄으로써 새로운 21세기를 향한 봉사 자세를 가다듬고, 실추된 의사의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가 오늘 의협의 일원임을 긍지와 보람으로 삼아 100년의 봉사업적을 굵은 매듭으로 엮어 영구히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는 초토화된 의료의 현실에 부딪칠수록 의협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 의사의 임상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고 자율성을 탈환하여 의협의 새로운 100년을 향한 약속의 시점으로 삼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의협 창립100주년'이라는 구호를 내세웠으면 1년을 코앞에 둔 지금쯤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더욱이 중앙 위원회가 모금활동 등으로 동분서주 하는 것에 비하면 지방의사회의 활동은 극히 미미하고, 의협 창립100주년위원회에 별다른 관심이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회원들이 이 사업에 대해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100주년 기념사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의협회관 및 의학박물관 건립, 100년사 발간, 자료수집, 봉사사업, 각종 학술회의, 기념행사와 홍보 등 역점 추진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00주년 중점사업 가운데 편찬사업은 필수적이라고 하겠지만, 각종행사는 형편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면 없지는 않을 것이다. 100주년의 사업기간이 짧은 만큼 홍보에 주력하고, 새 회관 및 의학박물관 설립은 현 회관의 처분문제를 해결하고 적잖은 기금을 확보한 후에도 가능하므로 내년 안으로 착공만해도 의미가 있다.

특히 대국민은 물론 대회원 홍보가 중요하다. 100주년 기념사업이 낭만적 구호에 머물러 기금이 잘 모아지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미리 홍보를 병행하여 기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사실 100주년 기념사업의 성패는 기금 조성과 회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달려있다.  

기금목표 달성도, 기념사업의 성공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회원을 대상으로 일반기금을 우선 확보하고, 독지가를 발굴하여 고액기부 등 특별기금을 권장하자. 모든 일이 그렇듯 중앙회의 힘만으로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각 지방의사회에서도 최선을 다하여 성황리에 100주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의협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아직 이 사업에 대해 중앙-지방의사회간 협력체계가 미흡하고 이렇다할 연락망이 없다.  

물론 지방 의사회에서도 의협창립100주년을 계기로 마무리해야할 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역 의사들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대한 조명, 의료계를 빛낸 인물의 발굴과 선정 홍보사업, 지역 의사회사(會史) 또는 지역의료사 편찬, 의료관련 사적지 및 지형지물 발굴과 유적지 문화재 기념물 지정추진, 기념사진전 등 기념행사, 미래기반구축 프로젝트 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100주년 경축은 의협과 시도의사회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100년이라는 시대적 중요성을 지닌 2008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한 세기를 점쳐볼 수 있다. 의협과 시도의사회는 나름대로 발전의 획기적 전기로 삼아야 한다. 의협 창립 100주년은 창립 이래 100년간 결실을 정리한다는 의미아래, 의협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단체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고, 향후 기반 조성사업 등 발전을 염두에 둔 기념사업을 전개하여 의사단체를 확실히 알리는 기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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