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보면 세상이 평온합니다"

"위에서 보면 세상이 평온합니다"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7.09.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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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일(순천향의대 교수 정형외과)

토요일에는 항공기를 조종하고, 일요일에는 카레이싱을 하는 의사가 있다. 연말 송년회 무대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고, 노래방에 가면 자신이 작사한 설운도의 노래를 부른다. 그는 서울 유수의 대학병원장을 지낸 정형외과 의사다. 김연일 순천향의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에게서는 나이 60을 넘겼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력한 '포스'가 느껴진다.

 

김연일 교수가 처음 비행을 배운 것은 지난 2000년 10월. 당시 우리 나이로 57세였다. "그때 병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었던 데다 의약분업 때문에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였죠. 뭔가 운동을 해야겠다 싶었고 비행을 선택했죠."

사실 이 선택은 원래 그의 가슴 속에 묻어뒀던 꿈을 늦게 이룬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부모님 반대로 의대에 진학했었으니 말이다.

"한 시간 정도 하늘을 날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릅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평온하지요. 사소한 일로 다투는 일이 부질없어 보입니다."

주말이면 그는 경기도 화성시 시화호수 옆 활주로에 나선다. 초경량항공기(ultralight plane) 비행은 날씨가 추워야 제법이라고. 기온이 낮아지면 공기 밀도가 조밀해져서 작은 동력으로도 뜰 수 있다. 반면 더운 여름에는 공기가 흩어지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많다.

"지금까지 사고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비행 전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죠." 비행은 생각보다 안전하다. 최악의 경우 엔진 시동이 꺼지더라도 나무에 걸쳐서 비상착륙을 할 수 있다고. 비행은 골프보다 경제적이다. "비행을 시작한 후로는 골프를 안 칩니다. 요즘 골프장 한번 나가려면 20~30만원은 예상해야 하지만 비행은 3만원어치 기름만 있으면 되지요." 궁금했던 비행기 가격을 묻자 400만원부터 시작해 2000~300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물론 8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하는 고가 비행기도 있다. 하지만 동호인들과 함께 이용하면 얼마든지 저렴하게 비행을 즐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14세 이상이면 비행 면허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가끔 어린 학생들이 면허시험 접수대 앞까지 와서 망설이다가 나이 많은 제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보곤 금방 배우겠다고 하죠. 하하하~." 비행 얘기는 일단 여기까지. 노래방에 가면 설운도의 '사랑의 탱고'를 눌러보자. '작사 김연일'이 나온다. 김 교수의 동생은 문단에 정식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추억의 그림자' 역시 그의 작품이다. 그는 또한 포르쉐 4대를 갈아치우며 카레이싱을 즐겨온 터프한 외과 의사다. 가톨릭의대 출신이라면 올 연말 송년의 밤 행사 때 김연일 교수의 멋진 색소폰 연주를 기대해보자.

초경량항공기 100배 즐기기!!

비행을 즐기려면 20~25시간 정도의 교습을 받아야 한다. 가장 어려운 착륙 요령을 배우는 게 관건이다. 첫 단독비행은 짜릿하다. 그러나 언제 솔로비행을 할지 교관은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사전에 알면 긴장하고 잠을 못자서 역효과라고. 그러면 처음 어떻게 배워야 할까. 혼자 비행스쿨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지만 본지 독자라면 김연일 교수에게 연락해보자.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현장에서 친절히 안내해 드릴게요. 회전익(gyrocopt-er, 헬리콥터를 뜻함)이 가장 안전합니다. 제가 직접 가르쳐 드릴게요(김연일 교수 이메일주소 yi1400@hosp.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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