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의사탄압 결사 항전
무자비한 의사탄압 결사 항전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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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지나면서 지방 의사회 소속 대표들이 속속 입장. 장내를 가득 메운 300여명의 전국 의사 대표들은 구호가 적인 띠와 피켓을 패용하고 대회 시작 전부터 '보험재정 파탄주범 복지부는 사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 최근 정부의 무자비한 의사 탄압에 대해 결사 항전의 결의를 다진 이날 대회는 역사적인 장충체육관 집회때와 같은 비장한 모습을 재현.

삭발을 하고 단상에 오른 김재정 회장은 미리 준비된 대회사를 낭독하는 대신, 결의에 가득찬 목소리로 즉석 연설을 해 대회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가열. 연설 내내 단결을 호소한 김 회장은 "의약분업과는 무관한 차등수가제 도입, 시간외 진료수가 삭감, 진찰료 처방전료 통합, 주사제 원외처방전료의 삭감 등으로 4조원의 보험재정 적자중 1조원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은 "못받습니다!"라며 우뢰같은 함성으로 회답. 2001년 4.19를 맞이해 우리 의사들의 명예를 위해, 의사들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제2의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하자 장내가 떠날듯한 박수와 함성이 끝없이 이어지기도.

박길수 의협 대의원회 의장의 격려사와 김대헌 부산광역시의사회장, 박민원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의 연대사에 이어 가진 전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의사탄압 사례 보고는 참석자들을 흥분과 분노에 휩싸이게 하기에 충분. 부산, 대구, 충북, 경북의사회 등 각 지역에서 수집된 생생한 의사 탄압사례들을 고발, 정부의 졸속시행과 밀어 붙이기식 행정이 낳은 보험재정 파탄의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는 정부의 작태를 신랄하게 비판. 부산시의사회 정한영 보험이사는 "부산시 경찰청이 지난 달 19일부터 96~99년 실사에서 의료보험법에 의한 조사와 절차를 거쳐 행정처분 종료된 8개 의료기관에 대해 합당한 이유없이 재조사를 시작했으며 5~6개월전 발생한 진료건을 가지고 수진자의 기억력에 의존해 조사를 벌이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성토. 또 수진자조회 결과 발표에서도 보험급여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합산된 수진자 본인부담금 납부금액을 가지고 과다징수 내지는 허위청구로 간주하거나 정율진료비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불과 몇 십원 초과된 경우에도 허위청구로 간주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

대구시의사회의 박정태 의무이사는 최근 의사탄압의 빌미로 이용되는 감염성 폐기물 관리지침 중 목록형 대장은 2월말 시, 군, 구에 제출하도록 되있으면서 폐기물 정산서는 3월말 환경 관리청에 제출하게 규정되 있거나, 처리방법이 동일한 폐기물은 혼합 보관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목록형 폐기물 정산서 및 대장 기록시에는 분리 기록하게 하는 등 일관성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작의적인 관리지침 적용에 대비한 회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망하기도.

충북의사회의 윤창규 총무이사는 최근 98년 12월~99년 6월 동안 진료 받은 적이 없는 허위환자 4명의 진료비를 부당청구했다는 혐의로 11일 청주경찰서에 의해 진료챠트 및 청구명세서,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을 압수 당한 한 회원 병원에 대해 의사회가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3명의 환자에게서는 진료사실을 확인하고 나머지 1명은 동명이인 환자의 청구 착오인 것으로 밝혀내 명예훼손으로 보험공단 관계자를 고소할 방침이라고 설명.

경북의사회의 정만진 기획이사는 정부가 공단, 보건소, 경찰, 검찰 등 모든 부서를 동원, 의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특히 폐기물 관리법의 취지와 다르게 확대 해석돼 지나친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시일이 오래 지난 자료를 가지고 부정확한 수진자의 기억에 의존해 수사하는 등 의료계전반에 걸친 수사가 '걸리기만 해봐라'라는 비이성적인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난.

이수현 서울 도봉구의사회장이 비통한 목소리로 규탄사를 낭독하자 이날 대회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자신들의 실책을 반성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노력을 하기는 커녕, 무고한 의사들을 속죄양으로 삼아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떠넘기는데 열중하고 있다"며 "사랑하는 조국의 의료체계를 이렇게 망쳐버린 자들을 명명백백히 찾아내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자 참석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단결투쟁을 결의하는 모습.

김방철 의협 보험이사는 보험재정 파탄의 원인과 대책을 설명 김 이사는 재정파탄의 원인이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보험료율과 바닥에 가까운 총 의료비 지출 수준 보험재정 적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 소흘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추가 소요재정 예측 실패 의료보험 진료비의 자연 증가 보험급여의 확대 낮은 본인 부담금 의료보험의 통합 등에 있는 것이지 수가 인상이나 의사의 허위·부당청구에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 보험재정 안정화 대책으로는 단기적으로 선택분업과 미지급 지역의보에 대한 국고지원, 보험료 징수 확대, 공단 관리 운영비 절감, 보험급여 진료범위 조정을 제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보험료율을 OECD 국가 평균수준인 7~8% 수준까지 인상하고 지역의보에 대한 국고지원 50% 약속 이행, 유사의료에 대한 가계 지출 의료비는 제도권내로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

노만희 의협 총무이사가 70대 노인이 두달에 한번 출산한 것으로 보험 청구한 의료기관이 있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칼럼을 언급하며 의협이 현재 이에 대한 반박을 준비중이라고 설명. 노 이사는 지역 언론에도 이런 근거없는 내용의 기사나 글이 실리면 즉시 의협에 알려주기 바란다고 첨언.

한편 이날 대회장 밖에는 올해 국시에서 탈락한 의대생들이 추가 국시를 요구하며 도움을 호소 노만희 총무이사가 의대생들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하는 박수를 제안하자 참석한 지역 의사회 대표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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