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에 위치…시 전폭적 지원·지역 의사회원 십시일반
세계 최초 유행성출혈열 원인 병원체·백신 발견 공적 기려
세계 최초로 한타바이러스 종을 발견, 세계 의학계를 놀라게 한 이호왕 박사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포천시의사회는 18일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에서 이호왕 박사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한타바이러스 종은 유행성출혈열의 원인으로 수많은 미군과 한국인이 60, 70년대 이 병으로 사망했지만 원인을 알지 못하다가, 1976년 이 박사가 한탄강 주변에 서식하는 등줄쥐를 포획해 연구한 끝에 병원체를 발견,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속)라 명명했다. 이 박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행성출혈열의 예방백신 '한타박스'와 진단법 '한타디아'도 최초로 개발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최종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김건상 대한의학회장·김병수 포천중문의대 총장·문국진 대한민국학술원 자연과학분과 회장 등 이 박사를 추종하는 학계 주요 인사와 박윤국 포천시장·이강림 포천시의회 의장 등 80여명이 참석해 이 박사의 뜻과 공적을 기렸다.
전 포천시의사회장이자 서예가인 이봉석 기념비건립사업 추진위원장이 직접 붓으로 기념비의 비문을 써넣는 등 지역 의사회원들이 기념비 건립에 적극 동참했으며, 특히 포천시는 소요 예산의 일부 및 부지를 제공한 것은 물론 앞으로 기념비 관리를 도맡아 하기로 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형락 포천시의사회장은 "생사를 걸고 인류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기신 이호왕 선배님의 쾌거를 의사들이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역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1년여동안 기념비 건립을 준비해왔다"며 "세계 유일의 한탄바이러스 기념비가 역사적인 사실을 알리는 한축이 되고, 포천시와 한국을 대표하는 명소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호왕 박사는 "영광스런 자리를 마련해준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인사를 전했으며, 간첩으로 오인돼 총살당할 뻔한 기억 등 연구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1928년 태어난 이 박사는 1954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4~1973년까지 서울의대 강단에 섰으며, 이후 고려의대 교수·학장과 아산생명과학연구소장 겸 울산의대 교수를 역임했다.
특히 해외 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이 박사는 세계보건기구 유행성출혈열 연구협력센터 소장·국제바이러스학회 바이러스 분류위원회 위원·아시아학술회의 회장 등을 지내고, '미육군성 최고시민 공로훈장''일본 닛케이 아시아상''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국제신증후군출혈열 및 한타바이러스학회 창설 초대회장·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한탄생명과학재단 이사장·미국철학학회 회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